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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계곡과 에메랄드 바다”…강원 여름 자연 속으로 드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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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계곡과 에메랄드 바다”…강원 여름 자연 속으로 드는 여행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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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계절이 무르익을수록, 손끝에 닿는 바람도 점점 더 뜨거워진다. 그럴수록 누군가는 자연의 시원함, 고요함을 찾아 강원도로 발길을 옮긴다. 예전엔 땡볕을 피해 실내로 모였다면, 이제는 청정 계곡과 해변, 그리고 그림 같은 초원에서 진짜 여름을 즐기는 이들이 늘었다. 도심의 소음 대신 계곡 물살 소리, 바다 내음이 일상의 리듬을 바꾼다.

 

요즘은 평창 봉평면의 ‘흥정계곡’처럼 얕고 완만한 물길에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무더위를 잊곤 한다. 송어잡기 체험부터 캠핑까지 하루를 오롯이 누릴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 도보로 오를 수밖에 없는 인제의 ‘아침가리계곡’은 숲속 깊은 그늘에서만 만날 수 있는 투명한 물빛으로, 온전히 자연만을 경험하려는 이들이 찾는다.

어달항(ⓒ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강원지사)
어달항(ⓒ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강원지사)

바다의 시원함을 원한다면 ‘하조대해수욕장’이 대세다. 양양의 드넓은 백사장에 누워 일출을 기다리거나, 에메랄드빛 바다에서의 짧은 수영에도 행복이 깃든다. 상대적으로 한적한 동해시 ‘어달해수욕장’은 낚시와 산책, 혼자만의 사색까지 허락하는 공간이다. 평창 미탄면의 ‘육백마지기’에 오르면 초여름의 푸르름과 야생화가 시야를 가득 메운다. 야외 캠핑과 사진 촬영에 푹 빠진 여행자들이 “이곳이 여름의 비밀 정원 같았다”고 표현했다.

 

이런 변화는 여행 트렌드에서도 드러난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강원 계곡과 해수욕장 지역의 방문객 수가 해마다 증가 추세다. 특히 짧게 머물다 가는 ‘스팟 여행’ 보다 계절의 변화, 자연의 생동을 온몸으로 느끼는 깊은 체류형 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여행 칼럼니스트 강지후 씨는 “강원도의 여름 자연은 사람들의 감각을 깨워주는 곳”이라며 “잠시라도 휴대폰을 내려놓고 숲, 계곡, 바다와 한 호흡 되는 순간이 진짜 휴식”이라고 느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계곡 텐트 속 맑은 공기에 마음이 맑아진다”, “해수욕장 파도 소리에 피로가 씻긴다”는 체험담이 이어진다.

 

이제 여름 여행은 단지 ‘더위를 피하는 일’이 아니라, 풍경 한가운데 나를 놓고 진짜 쉼을 선택하는 과정이 됐다. 흥정계곡의 물소리, 하조대의 햇살, 육백마지기의 초록 빛깔은 그 선택에 용기를 더해준다. 작고 사소한 여정같지만, 우리 삶에 틈을 내는 새로운 여름의 방식이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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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흥정계곡#하조대해수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