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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민심 잡아라”…정청래, 영남발전특위 띄우며 지방선거 승부수
정치

“영남 민심 잡아라”…정청래, 영남발전특위 띄우며 지방선거 승부수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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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정당이 강세를 보여 온 대구·경북 선거판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강경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월 20일 경주에서 직접 ‘영남발전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하며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조직 재정비에 시동을 걸었다. 민주당 내에서는 험지인 영남 표심 확대를 위한 요청이 쏟아지는 등 당내 결집과 전략 경쟁이 동시에 진행되는 양상이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경주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영남의 인재를 발굴·육성하고 지방선거에도 대비하는 영남발전특위를 고민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표 취임 이후 호남에 이어 이번에는 영남지역 민생 기구 추진으로 전국 균형발전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회의장에서는 영남 지역위원장들이 대구·경북 등 전통적 보수 지역에서의 민주당 기반 강화 방안을 두고 한 목소리로 지원 확대를 요구했다. 임미애 경북도당 위원장 직무대행은 “대구·경북은 한 정당이 권력을 독식하면서 발전이 상당히 뒤처졌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과제가 제대로 뿌리내리기 위해 영남발전특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허소 대구광역시당 위원장은 지방선거 때마다 겪던 구조적 어려움을 지적했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투표로 국민의힘 후보가 다수를 차지했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선거마다 거대한 벽에 부딪힌다. 보다 넓은 진지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장의 위원장들은 험지 극복을 위한 정책적 요구도 구체적이고 강하게 피력했다. 박정희 대구 북구갑 지역위원장은 “대구·경북 발전을 위해서는 선거법 개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촉구했고, 이승천 동구 군위군 지역위원장은 “민주당에 대한 신뢰가 아직 미약하다. 따라서 전폭적 예산 지원을 통해 신뢰 기반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집권해도 대구·경북에도 실질적 국비가 내려온다는 인식이 자리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최규식 서구 지역위원장은 내년 지방선거 구청장 출마 및 당선 각오를 밝혔고, 강민구 수성갑 위원장은 “대구 출신 명망가를 발굴해 대구시장 후보로 내세울 수 있는 특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 일각에선 더불어민주당이 호남 텃밭 기반을 영남권까지 확장하려 시도하면서, 향후 총선 및 대선에서 전국 정당 이미지를 더욱 강화할지 주목되고 있다. 다만 보수세가 견고한 영남 지역에서 민주당의 조직 재편과 예산 지원, 선거제도 개편 등이 실제 민심 변화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영남권 지원 조직 신설 논의를 본격화하며 지역 맞춤 전략을 모색했다. 당은 영남 지역 발전 예산과 제도 개선 등에 대한 구체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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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영남발전특위#더불어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