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식 선발 출전”…김재호, 두산 유니폼 마지막 각오→끝없는 진지함 빛났다
야구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특유의 긴장감과 설렘이 교차했다. 수비 훈련이 끝난 뒤에도 김재호의 눈빛엔 마지막 경기를 앞둔 선수의 진지한 각오가 또렷이 남아 있었다. 오로지 두산 베어스에서 21년을 보내온 그의 은퇴식은 팬들과 구단 모두에게 남다른 의미를 더했다.
2024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wiz의 공식 경기에 앞서, 6일 잠실야구장에서는 김재호의 은퇴식이 엄숙하게 진행됐다. 이날 김재호는 특별 엔트리로 등록돼 6번 타자이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수비 훈련 때만큼은 어느 누구보다 진지한 선수가 김재호”라며 깊은 존경과 애정을 보였다. 특히 “상대 이강철 kt 감독에게도 사전 합의로 은퇴식의 의미를 전했고, 경기 상황에 따라 교체 시기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해 모든 이가 함께 의미를 나누는 시간을 강조했다.
김재호는 2004년 1차 지명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역대 최다 경기 출장 1,793경기, 유격수 최다 안타 1,235개, 통산 54홈런, 600타점을 기록했다. 장인정신과 팀 헌신, 그리고 승부처마다 빛나던 존재감은 두산 우승 역사의 큰 한 장면이 됐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현역 때 조차 한 번쯤 키스톤 콤비를 함께 해보고 싶었던 선수가 김재호’, 진짜 지도자가 돼 보니 더 큰 믿음을 주는 선수였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선수들이 ‘김재호처럼 되고 싶다’ 말할 때마다, ‘김재호보다 더 열심히 하라’고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마무리 투수 김택연에 대해서도 “이틀 연속 등판이라 몸이 힘들어 보여도, 레전드 선배의 마지막 경기를 위해 모두 힘을 모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은퇴 후 해설자와 야구 예능 등 다양한 방송 활동을 이어온 김재호는 이날 경기장에서 쏟아진 팬들의 환호로 다시 한 번 두산의 상징임을 입증했다.
두산은 이날 경기를 비롯해 시즌 후반 순위 싸움의 갈림길에 서 있다. 관중들은 김재호의 마지막 공식 선발 출전에서 아쉬움과 뭉클한 감동을 나누었다.
조용해진 야구장, 담담히 마지막 그라운드를 걷는 김재호의 뒷모습에서는 한 세대의 끝, 그리고 새로운 시작이 교차하고 있었다. 이날 이야기는 7월 6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