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번의 추억” 김다미, 엇갈린 감정선 속 첫사랑 진실→80년대 청춘 거침없는 소용돌이
장난기 서린 웃음으로 시작한 김다미와 신예은의 하루는, 허남준을 향한 혼란스럽고 풋풋한 설렘 앞에 조금씩 다른 빛깔을 띠기 시작했다. JTBC 새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에서 세 친구가 짙은 우정과 첫사랑, 그리고 가족과 동료들 사이에서 만들어내는 미묘한 감정선이 고스란히 그려지며, 시청자의 아련한 추억을 건드린다. 198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 위에 청춘들의 꿈과 애틋한 순간들이 맞물리며, 복잡하지만 아름다운 성장이 시작된다.
극 중 김다미는 청아운수 모범 안내양 고영례로 등장해, 신예은이 그리는 신입 안내양 서종희와 견고한 신뢰를 쌓아간다. 평범한 일상 속, 서로 의지하는 이 두 친구의 우정은 세력이 나뉜 갈등과 달리 공기처럼 맑고 청량하다. 허남준이 연기하는 한재필은 동인백화점 사장의 아들이자 명문고 학생으로, 현재는 고영례의 일방적 설렘을 받고 있지만, 세 사람의 감정은 점차 꼬여가며 예측불가의 청춘 서사가 펼쳐진다. 풋풋한 짝사랑과 기다림, 돌이킬 수 없는 질투와 상처가 섞이면서 드라마는 극도로 섬세해진다.

이야기를 더하는 건 각기 다른 가족의 온도다. 전성우가 연기하는 고영식은 김다미의 오빠이자, 그의 친구 김정현이 분한 정현과 함께 무게감 있는 서사를 더한다. 또, 이원정은 재치 있는 마상철로 등장해 김다미를 향한 솔직한 호감을 드러내며 소용돌이의 한축을 담당한다. 고영례네 가족에는 이정은(박만옥), 박지윤(고영미), 김태빈(고영배)이 등장해 서로를 품는 온기로 역경을 견딘다. 반면, 한재필의 집안은 윤제문(한기복)과 김지현(성만옥), 오은서(세리)가 어른의 싸늘함과 미묘한 긴장을 선사하며 한층 냉랭한 온도의 서사를 쌓아간다. 이정은과 김지현, 두 엄마의 극명하게 다른 캐릭터는 거친 충돌 끝에 뜻밖의 연대와 갈등을 낳는다. 여기에 김태빈이 맡은 영배와 오은서의 세리가 얽혀드는 사각관계가 형성될 전망이다.
청아운수 기숙사에서는 박예니(최정분)가 다정한 엄마 같은 존재로 활약하고, 정보민(임호숙)과 함께 유쾌한 청춘 4총사를 완성한다. 하지만 이민지(권해자)와 오우리(차옥희)가 그리는 갈등의 축, 박지환(노상식)의 권력과 이재원(김정식)의 로맨틱한 에피소드는 진한 현실감과 활력을 더한다. 단 한 명의 인물도 소홀히 그려지지 않는 유기적인 인물관계가 ‘백번의 추억’만의 풍성한 드라마를 완성하고 있다.
특히 수많은 인생 서사를 적어온 양희승 작가와 감각적 미장센의 김상호 감독, 두 사람이 빚은 입체적 캐릭터의 향연은 드라마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세대와 계층을 뛰어넘어 교차하는 첫사랑, 희망과 상처, 그리고 따스함이 어지럽게 얽히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누구나 자신만의 청춘을 떠올리며 깊은 공감에 빠지게 된다. ‘백번의 추억’은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 후속으로 9월 13일 토요일 밤 10시 40분 JTBC에서 첫 방송될 예정으로,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우정과 사랑, 가족의 서사가 시청자에게 어떤 감정의 파동을 남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