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개입 의혹 정조준”…민중기 특검, 윤상현·김영선 등 동시 압수수색

공천 개입 여부를 둘러싼 정치권의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연루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관계자들을 상대로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에 나섰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의 국회 사무실과 자택, 김영선 전 의원의 창원 자택, 김상민 전 검사의 자택 등에 수사관들을 급파해 문서와 PC 파일 등 압수물 확보 작업을 벌였다.

윤상현 의원과 김영선 전 의원 등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보궐선거와 총선 공천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이 국민의힘 경선에서 김영선 전 의원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한 대가로 김 전 의원의 공천에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직접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명씨는 총 81차례 불법 여론조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특검 수사에 영향을 미친 공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5월 9일 공천 발표를 하루 앞두고 명태균에게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언급했다. 이어 "상현이(윤상현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강조한 내용도 파장이 예상된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4·10 총선 공천 의혹도 집중 추적 대상이다. 특검팀은 지난해 4월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 공천 과정에서 김 여사가 김상민 전 검사를 밀어 출마시키려 했다는 정황에 주목하고 있다. 김영선 전 의원은 당시 민주당 현역 지역구인 김해갑을 택해 출마를 공표했지만, 결과적으로 김상민 전 검사와 모두 나란히 공천에서 탈락했다. 명태균씨는 지난 2월 18일, 김건희 여사가 김영선 전 의원에게 ‘김상민 전 검사의 당선을 도울 경우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직을 약속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윤상현 의원과 김영선 전 의원, 김상민 전 검사 등은 기존에 검찰 조사를 이미 받았으나, 특검팀이 새로운 압수물 증거를 확보하면서 추가 소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별도의 수사 체제로 출범한 특검팀이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함에 따라, 향후 수사는 김건희 여사의 지방선거 공천개입 의혹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서는 2022년 6·1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평택시장, 포항시장 후보 선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향후 수사 범위가 넓어질지 주목된다.

정치권은 이번 수사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야는 특검팀의 진상규명 행보와 관련 의혹의 실체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특검팀은 압수한 물증 분석을 마치는 대로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들의 추가 소환 여부를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