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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해킹 위약금 전액 환급”…AI 투자까지 타격 불가피
IT/바이오

“SK텔레콤, 해킹 위약금 전액 환급”…AI 투자까지 타격 불가피

오태희 기자
입력

SK텔레콤이 지난 4월 발생한 대규모 해킹(사이버 침해) 사고 후속 대응책으로 약정 해지 고객에 대한 위약금 전액 환급과 대규모 보상안을 내놓았다. 이번 대책은 위약금 면제, 5000억원 규모 통신요금 할인, 그리고 향후 5년간 7000억원의 정보보호 투자를 포함한다. 업계는 이번 사태가 통신서비스 산업 전반의 ‘정보보호 강화’ 경쟁을 촉발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4일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 발표 직후, 긴급 이사회와 기자간담회를 거쳐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핵심 내용은 사이버 침해사고 발생 전인 4월 18일 24시 이후 번호이동 약정고객이 7월 14일까지 해지 시 위약금을 완전히 면제하고, 이미 납부한 위약금도 환급하는 조치다. 해킹 피해로 신뢰가 흔들렸던 고객 유출 최소화를 위한 선제 대응으로 평가된다.

기술적 측면에서 SK텔레콤은 최고 수준의 정보보호 체계 구축을 내걸었다. 전체 투자 규모 7000억원을 5년간 투입해 보안 인력을 2배 확충하고,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조직을 강화한다. 또한 외부 기관과의 공동 보상 프로세스, 구독형 모바일 보안 솔루션 무료 제공 등 공격 대응부터 사고 후 보상까지 전 과정의 보안 프로토콜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3년 내 국내 최고, 5년 내 글로벌 최고 수준 보안체계 구축”이라는 자체 목표도 제시했다.

 

시장 측면에서는 약 2400만명 모든 고객에 8월 통신요금 50% 자동 할인, 월 데이터 50GB 추가, 멤버십 할인 확대 등 사상 최대 규모 보상안도 나왔다. 직격탄을 맞은 대리점에는 신규 영업정지 기간 손실을 보전한다.

 

통신사의 위약금 면제는 국내 최초 사례다. SK텔레콤은 정부 발표에 즉각 대응해 결정이 이뤄졌으며, 유선전화 이용자는 제외된 점이 특징이다. 정부와 MMS 안내, 계좌 환급 등 신청과 환급 절차도 대대적으로 지원한다.

 

그러나 대규모 환급·보상안에 따른 재무 부담도 불가피하다. 유영상 대표는 “위약금 면제와 보상은 기업 실적에 큰 손실을 초래한다”며, “AI(인공지능) 투자 일정 일부도 조정이 불가피해졌다”고 언급했다. 향후 AI 서비스·인프라 투자속도 조절 가능성이 시사된다.

 

한편 최근 글로벌 통신사들은 해킹과 사이버 위협에 대한 거버넌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주요 통신사 역시 대규모 침해사고마다 정보보호 예산과 인력 투자를 확대 중이다.

 

이번 SK텔레콤 사례는 통신‧데이터 기반 산업 전반의 사이버 보안 투자가 경영 리스크 관리의 핵심임을 다시 한 번 부각시켰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해킹 사고가 통신 시장 신뢰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정보보호 강도를 핵심 경쟁 지표로 삼아야 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 같은 대책이 실제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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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위약금면제#ai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