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재건 포럼 고리로 주가 급등”…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 특검 10시간 조사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를 둘러싼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를 장시간 소환 조사했다. 정치권과 재계가 모여든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및 관련 주식시장 동향이 정국의 새로운 충돌 지점으로 떠올랐다.
5일 특검팀에 따르면 이응근 전 대표는 전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조사실에 출석, 밤늦게까지 10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특검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고리로 삼부토건이 주가를 부양한 경위와, 포럼 참석 및 업무협약(MOU) 체결 과정에서 부정거래 행위가 있었는지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팀의 수사는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참석 경위와 삼부토건의 투자자 유인 행위, 현지 지방자치단체와의 잇단 협약, 보도자료를 활용한 대외 홍보 등에 초점을 맞췄다. 이응근 전 대표는 해당 포럼과 재건 사업 추진 및 투자 유치 전반을 총괄한 인물로, 당시 삼부토건 주가는 1천원대에서 불과 두 달 만에 장중 5천500원까지 치솟았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가 이루어졌는지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조사는 삼부토건 내부 행위에 초점이 맞춰졌을 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나 김건희 여사, 윤석열 전 대통령 등 외부 인물들과의 직접적 연관성까지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특검팀은 행사 수일 전 국토교통부 고위관계자가 삼부토건 측과 접촉했던 사실, 그리고 원 장관이 포럼 현장에 직접 모습을 드러낸 정황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원희룡 전 장관은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같은 기간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재건 사업을 논의했다는 점에도 관심이 모이는 상황이다. 특검팀은 재건 포럼과 주가조작 의혹 사이의 ‘커넥션’ 존재가 확인될 경우 수사망을 넓힐 방침이다.
한편, 삼부토건 관련 주가조작 의혹은 민중기 특검팀이 넘겨받은 주요 사건 중 기존 수사가 미진했던 대표 사례로 꼽혔다. 특검이 수사 개시 하루 만이던 3일, 삼부토건 본사와 이응근 전 대표 거주지 등 13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배경이다.
특검팀은 향후 폴란드 현지 포럼 등 재건 사업 추진과 관련된 구체적 불법 행위의 사실관계를 우선 확정한 뒤, 김건희 여사 및 원희룡 전 장관 등 외부 인물과의 연관성 여부를 차례로 규명해나갈 계획이다. 정치권은 이번 사건이 정국의 새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