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트코인 10만 달러 붕괴”…암호화폐 시장, 대규모 청산 사태에 불안 확산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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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1월 6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Bitcoin)이 10만 달러 심리적 지지선을 무너뜨리며 하루 만에 약 20억 달러에 이르는 선물 포지션 청산 사태가 발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 축소와 글로벌 지정학적 위험 고조 등 복합적인 경제 변수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며 투자심리가 얼어붙는 국면이다.

 

비트코인월드(bitcoinworld) 등 주요 외신들은 2025년 11월 6일 암호화폐 시장 전체가 단순 조정의 범위를 넘어서 레버리지 거래 구조의 약점이 노출되는 이례적 급락을 경험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USA) 중앙은행이 올해 안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지수 고점 논란 속 미국 증시의 부담이 커졌고, 이로 인해 위험자산 전반에서 자금 이탈이 본격화됐다. 여기에 관세 협상 관련 지정학적 긴장감으로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된 것도 투자 심리 위축을 가속화시켰다.

비트코인 10만 달러 붕괴…하루 새 20억 달러 선물 청산 사태
비트코인 10만 달러 붕괴…하루 새 20억 달러 선물 청산 사태

이번 급락에는 비트코인 장기 보유자(LTH)들의 매도세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해시덱스(Hashdex) 글로벌 시장 인사이트 책임자인 제리 오셰이(Jerry O’Shea)는 “장기 투자자 일부가 최근 가격 부진에 차익 실현이나 익스포저 축소를 선택하며 낙폭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완벽한 폭풍(perfect storm)’ 식 위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단기적으로 10만 달러 아래로 밀려났다.

 

하루 새 20억 달러가 강제 청산된 ‘선물 청산(futures liquidation)’ 사태 역시 주목된다. 다수 투자자가 가격 상승(롱 포지션)에 베팅한 상황에서 시장이 역방향으로 전개되며 추가 매도가 꼬리를 문 악순환이 벌어졌다. 이는 암호화폐시장 고유의 높은 레버리지 구조가 위기 국면에서 얼마나 취약한지를 고스란히 보여준 장면으로 평가된다.

 

한편, 장기 투자세력의 신뢰가 본질적으로 훼손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오셰이는 “10만 달러는 심리적 관문일 뿐 시장 구조적 가치에는 변화가 없다”며 “레버리지 포지션을 정리하고 재정비가 이뤄지는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이른바 ‘HODLer’로 불리는 장기 보유자들은 오히려 단기 하락 국면을 매수 기회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과 레버리지 위험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한 사건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단기 수익보다 리스크 관리와 구조적 이해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점이다. 앞으로도 글로벌 금리 정책, 거시 경제 변수 변화에 따라 암호화폐 시장은 큰 폭으로 출렁일 가능성이 남아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디지털 자산 가치는 과도한 변동성에 휘둘릴 수 있지만, 투자 심리가 시장을 과도하게 움직이는 현상은 반복된다”고 진단했다.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인식과 심리적 과열 국면에서의 전략적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가격 급락이 향후 국제 금융시장과 암호화폐 산업의 성숙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점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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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미국연방준비제도#해시덱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