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프로강호 집결”…국수산맥배 신안 16강전→1억원 우승 레이스
밤을 밝히며 시작을 알린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숨을 죽이던 각국 정상급 명인들의 눈빛엔 긴장과 설렘이 교차했다. 란의 전광판 아래, 내달 2일까지 1억원 우승 상금을 건 16강 토너먼트 대진표가 드러나자 참가자들은 서로를 조용히 바라봤다. 국경도, 랭킹도 꺾이지 않는 집념이 바둑판 위에서 묵직한 기운을 더했다.
29일 전라남도 신안군 라마다프라자&씨원리조트에서는 제11회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 세계프로최강전 개막식이 펼쳐졌다. 본선은 30일부터 시작돼 내달 초까지 국가 대표 16명이 토너먼트로 격돌한다. 한국은 9월 기준 랭킹 2위 박정환, 신민준, 강동윤, 안성준 9단을 포함해 변상일, 김명훈, 박상진 9단, 박현수 7단까지 총 8명이 출전했다. 상대적으로 최강전 경험이 적은 박현수도 이름을 올려 세대교체의 가능성에 시선이 쏠렸다.

해외 팀 역시 만만치 않은 전력을 자랑한다. 중국은 랴오위안허, 리웨이칭, 왕싱하오 9단이 국내 선발전을 뚫고 신안 무대에 올랐다. 일본은 쉬자위안 9단, 위정치 8단, 후쿠오카 고타로 7단의 삼총사가 포진했다. 대만에서는 지난 대회의 영광을 차지한 라이쥔푸 9단과 왕위안쥔 9단이 연패에 도전한다. 신진서 9단이 일정상 불참하며, 각국 실력파들이 우승 레이스의 중심이 됐다.
국수산맥배는 2014년 창설 이후 5회 대회부터 개인전 체제로 운영됐다. 역대 한국에서는 박정환, 변상일, 신진서, 신민준 9단이 차례로 정상에 선 바 있고, 중국과 대만 역시 챔피언을 번갈아 배출했다. 이번 대회의 우승 상금은 1억원, 준우승에는 4천만원이 돌아간다. 제한 시간은 각자 30분에 초읽기 40초 3회로 치밀한 시간 관리가 긴장감을 더한다.
대회장에는 각국 기사들의 응원단과 바둑팬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조용한 응원과 뜨거운 시선이 교차하는 현장에서는 전통과 젊은 패기가 함께 어우러진다. 결과에 따라 한국 대표의 우승 탈환, 대만·중국의 연패 가능성이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을 받고 있다.
계절이 바뀌는 섬마을 저녁, 바둑판을 둘러싼 조용한 숨결이 승부의 무게를 실감케 한다.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 세계프로최강전은 10월 2일까지 신안 라마다프라자&씨원리조트에서 이어지며, 결정적 한 판마다 새로운 서사가 써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