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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L 겨냥 신약 임상 본격화”…신라젠, 첫 환자 등록 완료
IT/바이오

“AML 겨냥 신약 임상 본격화”…신라젠, 첫 환자 등록 완료

오승현 기자
입력

항암제 개발이 난치성 혈액암 치료의 새 전기를 맞고 있다. 신라젠이 개발한 신약 후보 'BAL0891'이 국내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의 첫 환자 등록이 완료되며, 암 치료제 시장에서 주목받는 돌파구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는 이번 임상 개시를 '재발·불응성 혈액종양 치료 경쟁의 분기점'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신라젠은 1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항암제 BAL0891의 AML 임상 환자를 처음 등록했다. BAL0891은 기존 고형암 임상시험에 이어, 이번에 재발성·불응성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를 새로운 적응증으로 추가해, 안전성과 약효 검증에 본격 착수했다. 2024년 4월과 6월 각각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식품의약품안전처(MFDS) 임상 허가를 획득하며 규제 장벽을 뛰어넘었다.

BAL0891은 TTK·PLK1(인산화 효소) 동시 억제를 기전으로 한다. TTK와 PLK1은 세포 분열에 필수적인 효소로, 암세포 성장과 관련된 핵심 신호전달을 차단한다. 신라젠은 작용 표적을 복수로 늘린 설계로, 단일 효소 저해제 대비 내성 발생을 줄이고 항암 효능을 높였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올해 유럽혈액학회(EHA 2025)에서 발표한 전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BAL0891은 기존 치료제 대비 재발성·불응성 AML 모델에서 약물 반응을 유의미하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임상은 국내 혈액종양 환자를 시작으로, 추후 미국 임상 환자 등록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AML은 고령에서 발생 빈도가 높고, 재발과 불응이 잦아 예후가 매우 불량한 혈액암 중 하나다. 특히 기존 항암제 효과가 떨어지는 환자군에서 새로운 표적치료제 수요가 높다. 신라젠은 임상 결과에 따라 차별화된 작용기전과 효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국내외 경쟁사들도 다양한 신규 저분자, 세포치료제 임상에 착수한 상황이나, TTK·PLK1 이중 기전은 글로벌 제약사와 견줄 차별점으로 꼽힌다. 미국, 유럽에서도 혈액암 신약 허가와 보험 적용이 치료 접근성의 변수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규 표적치료제의 성공적 임상 데이터 확보가 AML 치료 패러다임 전환의 촉매가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신라젠은 "국내 첫 환자 등록을 계기로 미국 등 해외 임상도 조기에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며, "재발·불응성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임상 연구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신약이 AML 치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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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bal0891#급성골수성백혈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