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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머스크 충돌에 스페이스X 위기”…미 우주정책 불확실성 커져→ISS·달 탐사 차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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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머스크 충돌에 스페이스X 위기”…미 우주정책 불확실성 커져→ISS·달 탐사 차질 전망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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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주정책의 중추라 평가받는 스페이스X와 연방정부의 관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대표 간 공개적 갈등으로 일대 전환점을 맞고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 수년간 미 항공우주국(NASA)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유일무이한 국제우주정거장(ISS) 수송체계와 스타십을 포함한 차세대 발사체 개발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 계약 전면 철회를 경고하자, 머스크도 즉각 '드래건' 우주선 철수 카드를 꺼내며 정면으로 맞섰다.

 

이 같은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의 우주정책과 산업생태계는 근본적 변화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23년 기준 스페이스X는 17개 미 연방기관과 체결한 약 100건의 계약을 통해 30억 달러(약 4조 원) 규모의 대규모 미션을 담당해왔으며, NASA가 현재 ISS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유일한 민간 파트너다. 만일 우주선 철수 및 계약 취소가 현실화된다면, ISS의 인적·물적 수송은 사실상 중단되고, 대체 기술로 평가받던 보잉의 스타라이너와 시에라 스페이스의 드림 체이서는 기술적 한계와 일정 지연 탓에 대안으로서 신뢰받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부분적으로 복귀시키거나, ISS 운영규모 자체를 축소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머스크 충돌에 스페이스X 위기
트럼프-머스크 충돌에 스페이스X 위기

NASA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역시 중대한 영향을 피할 수 없다. NASA는 3차 아르테미스 임무에 스페이스X의 대형 발사체인 스타십을 투입해 2명의 우주인을 달 표면에 착륙시키는 계획을 밝혀왔다. 그러나 현 계약이 취소될 경우, 일정은 무기한으로 지연될 것이란 비관적 관측이 제기된다. 군사·정보 위성 발사 역시 불확실성에 직면한다. 스페이스X의 발사체는 국방부와 정보기관, 그리고 NASA의 타이탄 탐사선과 같은 대규모 과학임무의 유일무이한 기반이기 때문이다. 유나이티드론치얼라이언스(ULA), 블루오리진 등 경쟁사의 발사체가 일부 보완할 수 있으나, 비용·신뢰성 양 측면 모두에서 아직 스페이스X의 대안을 온전히 제공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와 전문가 집단은 트럼프-머스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미 연방정부 우주정책은 민간참여 확대에서 재국유화, 혹은 국제의존 강화 등 전략적 대전환기에 진입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NASA 대변인은 본 사안과 관련해 "대통령의 우주 개발 비전을 실행함과 동시에 산업계 파트너와의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으나, 향후 스페이스X와의 관계 재정립을 둘러싼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BBC 등 외신은 극우 진영에서 스페이스X의 강제 국유화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국가 우주정책의 불확실성 증폭을 우려했다. 

 

우주산업의 제도와 생태계가 변곡점에 다다랐다는 평가 속에서, 기술 주도적 성취와 정부 정책의 균형 잡힌 협력 모델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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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머스크#스페이스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