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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퀴즈 온 더 블럭” 이봉주, 깊어진 상처 속 아내의 사랑→잊지 못할 재도전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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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퀴즈 온 더 블럭” 이봉주, 깊어진 상처 속 아내의 사랑→잊지 못할 재도전의 순간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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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게 인사를 건네던 이봉주는 점점 진지해지는 눈빛으로 자신의 인생 굽이마다 깃든 의미를 풀어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유재석, 조세호와 마주한 이봉주가 털어놓은 이야기는 과거의 영광을 넘어 일상으로 스며든 인간 이봉주의 깊이를 시청자에게 전했다. 방송은 유쾌하던 분위기가 어느새 잔잔한 울림으로 바뀌며, 이봉주의 진심 어린 고백에 서서히 몰입해 갔다.

 

이봉주는 자신의 이름을 전국에 알린 올림픽 대회 순간을 조심스레 회상했다. 아프리카 선수들에게 밀리던 순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힘을 끌어올려 2등의 성적을 거둔 그는 뒤따르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한 자신과 대중의 긍정적 변화에 의미를 더했다. 그는 자신을 응원했던 국민들의 시선을 되짚으며 “금메달만 인정받던 분위기가 동메달에도 박수를 보내는 따뜻함으로 변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캡처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캡처

세계 선수권 대회 우승과 함께 거리로 나서 카퍼레이드 주인공이 되던 순간, 이봉주는 국민 마라토너라는 칭호를 안았다. 긴 세월 동안 자신의 전부를 경기와 훈련에 쏟아부으며, 40세가 되던 해 41번째 경기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맞았다. 남편의 헌신을 곁에서 지켜봐 온 아내는 “새벽마다 연습에 나서던 남편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뒤늦게 헤아리게 됐다”며 가슴 속 남모를 감정을 드러냈다.

 

두 사람의 인연 역시 남다르다.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의 소개로 만난 부부는 첫 만남의 재치 넘치는 너스레와 적극적 사랑 고백으로 특별한 연애담을 완성했다. 잠실 주경기장이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국민 모두가 주목하는 결혼식을 올린 추억은 오래도록 회자된다.

 

그러나 환호의 순간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이봉주는 은퇴 후 4년간 쉽사리 설명할 수 없는 불치병에 시달렸다. 점점 굽어가는 등의 고통과 극심한 신체적 어려움 속에서, 아내는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할 만큼 깊은 고통을 함께 겪었다고 털어놨다. 여러 차례의 수술과 치료가 이어졌지만 병세는 차도를 보이지 않았고, 원인조차 명확히 알 수 없는 답답함이 이어졌다.

 

결국 두 사람은 스스로의 길을 찾기로 결심하고, 따뜻한 음식과 오일 마사지, 몸에 좋은 것들을 하나하나 찾아 도전했다. 이윽고 2년 반이 지난 순간, 이봉주의 건강은 천천히 회복세를 보였다. 힘든 시간을 이겨낸 뒤 두 사람은 나란히 마라톤 대회에 출전했고, 아내는 “남편이 우승했을 때보다 더 큰 감동을 느낀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봉주는 “아내의 변함없는 헌신이 있었기에 내가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며 진심 어린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매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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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유퀴즈온더블럭#조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