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선두 질주”…김비오, KPGA 부산오픈 2R→통산 10승 도전
잔잔한 미소 뒤로 오랜 침묵과 치열한 내면의 진동이 흘렀다. 김비오는 부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의 바람 속에서 흔들림과 단단함을 동시에 지닌 채 다시 한 번 선두 자리를 지켰다. 버디와 보기가 교차하는 숨 가쁜 18홀, 그는 이븐파 71타의 아쉬움과 함께 동시에 2라운드까지 합계 6언더파 136타, 단독 선두라는 뚜렷한 답을 남겼다.
백송 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 2라운드는 6일 펼쳐졌다. 김비오는 전날보다 2타차 줄어든 1타차 접전을 끝까지 버텨냈다. 이날 경기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가 나온 가운데 샷 정확도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나 손끝에서 빛나는 쇼트게임과 퍼팅으로 위기를 넘어섰다. 경기 후 김비오는 “전체적으로 샷이 불안했다. 그래도 쇼트게임과 퍼팅이 잘 따라줘서 이븐파라도 만족한다”며 “스스로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3라운드를 앞두고 김비오는 조심스러운 각오를 전했다. “테이크백 교정이 아직 완벽하지 않다. 선두라는 부담보다는 즐겁게 경기를 치르고 싶다”고 덧붙이며, 마라톤 같은 골프 시즌 속에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고 있음을 내비쳤다.
추격자의 질주도 만만치 않다. 양지호는 두 라운드 내내 보기를 허락하지 않는 집중력으로 5언더파, 옥태훈이 4언더파를 몰아붙이며 공동 2위에 올랐다. 유송규 또한 2타를 추가해 2타 차 공동 4위를 차지, 남은 이틀 동안 정상을 넘보게 됐다. 한편, 최근 두 해 동안 우승을 차지했던 엄재웅과 황중곤은 아쉽게 컷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특별한 의미가 더해지는 이번 대회에서 김비오가 우승하게 된다면 개인 통산 10승과 함께 KPGA투어 상금 30억원 대기록을 동시에 달성하는 이정표도 세우게 된다. 지금까지 박상현, 강경남, 이태희, 최진호 네 명만이 그 벽을 넘어선 바 있어 새로운 역사의 여백이 본격적으로 채워질지 기대가 쏠린다.
해가 저문 그린 위에 한껏 내려앉은 긴장감, 모든 것은 내일로 다시 넘어간다. ‘부담’과 ‘기회’ 사이에서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고자 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사뭇 고요하다. 결전의 3라운드는 7일 부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에서 펼쳐진다. 골프 팬들의 취향과 기억을 두드릴 새로운 장면은 과연 누가 쓸 것인지, 기다림의 시간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