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4사, 영업이익 4조 돌파 목전”…한화에어로스페이스 매출 20조 시대 주도
정치적 파워게임이 한층 치열해지는 가운데, 국내 방산 4개 대기업이 연간 영업이익 4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이 거둔 경이적 실적이 수출 경쟁과 안보정책 논의에서 새로운 무게로 평가받고 있다. 방위비 지출 확대와 각국의 군비 증가가 맞물리면서, K-방산의 전략적 위상이 다시 조명된다.
16일 방산업계는 4대 방산기업의 2025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3조4천928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해 연간 합산 영업이익 2조6천589억원을 8천억원 이상 웃돌았다는 점에서, 남은 분기 실적에 따라 업계 최초 ‘4조 영업익’ 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각 사 실적을 살피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8조2천816억원, 영업이익 2조2천816억원으로 업계 1위 자리에 올랐다. 작년 ‘매출 10조, 영업이익 1조’ 돌파에 이어, ‘매출 20조, 영업이익 2조’라는 또 다른 분기점도 가시권이다. 자회사 한화오션의 연결 실적을 제외하더라도 기존 사업부문이 27% 이상 성장하며 호조를 이어갔다. 지상 방산 부문과 항공우주 부문 모두에서 강점을 보인 것이 특징적이다.
LIG넥스원은 ‘천궁Ⅱ’ 등 중거리 유도무기 수출과 양산 사업에 힘입어 3분기 누적 매출 2조9천22억원, 영업이익 2천808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3분기 단일 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72.5% 증가해, 방산수출 주도기업으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KAI는 2조2천297억원의 매출, 1천92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등 주력 무기 수출에 힘을 보탰다. 현대로템 역시 폴란드와의 K2 전차 수출 호조에 힘입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7천382억원으로 전년 기록을 크게 상회했다.
이와 같은 실적 호조는 수주잔고에서도 확인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분기 기준 방산 부문 수주잔고 30조9천959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시스템을 포함하면 그룹 방산 수주잔고도 40조원에 육박한다. KAI와 LIG넥스원 역시 각각 26조2천700억원, 23조4천271억원의 수주잔고를 보이며 순항 중이다. 현대로템은 10조7천897억원을 달성했다. 전체 4개사 수주잔고 합산치는 100조원 선에 바짝 다가섰다.
방위사업청과의 대규모 공급계약, 인도와의 K-9 자주포 2차 수출 등 신규 계약도 이어지고 있다. KAI는 KF-21 전투기 20대, LIG넥스원은 기뢰탐색음탐기·복합감응기뢰소해장비 체계개발을 수주하며 경쟁력을 높였다. 현대로템의 폴란드 2차 K2 전차 수출 계약 역시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시장조사업체 키움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 방산업계는 견조한 수주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제품 다변화와 지역 확대에 따라 향후 2∼3년 간 추가 성장세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정치권에서는 K-방산의 비약적 성장세가 수출 정책, 안보 전략 논의에 중요한 변수로 부상한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 야권 일각에서는 대형 방산 프로젝트 집중에 따른 중소기업과의 상생 모색 필요성도 제기된다. 방위력 강화와 경제적 파급 효과를 둘러싼 국회 내 논쟁도 점차 뜨거워질 전망이다.
방산업계와 정부는 실적 호조와 수주잔고 확대를 기반으로, 유럽·중동 등 해외시장 공략과 무기체계 국산화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정치권 역시 방산육성 정책의 제도화 논의를 예고한 가운데, 국회는 국방 예산 심의와 수출 지원책을 두고 추가 논의에 나설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