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XRP, 5억 개 대이동 충격에도 가격 흔들림”…시장 냉담→기술적 약세 장기화 우려
침묵 속 거대한 물결이 지나간 듯한 풍경이었다. 2025년 5월 30일, 가상자산 시장 리플 XRP에 전례 없는 이동이 포착됐다. 하루 만에 5억 개를 넘는 XRP가 움직였으나, 시장의 심장박동은 미동조차 없었다. 불현듯 밀려오는 기대와 달리, 가격은 차갑게 지지선 인근을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그날 하루 XRP는 일반적 거래량의 벽을 넘는 숫자를 쏟아냈다. 타임스 타블로이드 보도에 따르면, 이례적인 온체인 트랜잭션의 폭증에도 투자자들의 눈길을 붙잡진 못했다. XRP/USDT 일간 차트는 5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활강했고, 200일 이동평균선의 거친 계곡 위를 위태롭게 지나고 있다. 5월 초 잠시 반등의 실마리가 보였지만, 이내 꺼져버린 희망으로 남았다. 결국 종가는 2.14달러를 기록하며 전일 대비 1.5퍼센트 가량 하락했다.

숫자는 정직했다. 상대강도지수는 38.55에 머물러 과매도 직전, 냉혹한 매도세가 여전히 시장을 점령했다. 거래량의 점진적 쇠락 속에 시장 참여자들의 온기는 빠르게 식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대규모 이동은 새로운 매수세의 전조가 아닌, 주요 투자자 지갑 간 재배치나 거래소 내부 정산이라는 기술적 필요의 흔적일 뿐이었다. 강세장에 대한 희망적 해석은 잠정적 침묵 속에 머물게 됐다.
가격의 미래 역시 안개 속이다. 기술적 지표들은 하락의 그림자를 가리키며, 200일 이동평균선 마저 내어주면 2.00달러와 1.90달러의 낮은 계단으로 추락할 수 있다. 반전의 실마리는 2.26달러 회복과 거래량의 의미 있는 증가, RSI의 상승 신호 동반이지만, 아직 그 조건은 충족되지 않는다.
타임스 타블로이드는 “5억 XRP의 이동이라는 헤드라인 뒤에는 실제로 변한 것이 없는 시장의 무풍지대가 드러나 있다”고 전했다. 이 거대한 이동은 오히려 백엔드 재배치, 숨겨진 기술적 요인들의 고요한 몸짓에 가깝다.
XRP의 존재감은 여전히 시장 중심에 선명하지만, 가격 신호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반전의 조짐은 멀리 있다. 거래자와 투자자들은 당분간 관망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이 이른 여름의 암호화폐 시장을 가로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