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전 제동”…스페인선수협, 바르셀로나-비야레알 미국행 저지→협의 촉구
국외 원정 경기 제안이 다시 한번 멈춰섰다. 스페인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라리가 선수들의 집단 목소리 앞에 미국 마이애미행 계획이 제동에 걸렸다. 그동안 갈등의 여지를 키웠던 국외 경기 추진안이 현지 선수들의 반발로 또 다른 국면을 맞고 있다.
스페인프로축구선수협회는 바르셀로나와 비야레알의 리그 경기를 스페인이 아닌 미국 땅에서 치르는 것에 공식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선수협은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클럽 주장단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스페인 외 지역에서 리그 경기를 여는 것을 전면 거부한다”는 성명을 22일 발표했다. 협회는 “리그 사무국이 구체적 설명 없이 승인 절차만 통보했다”며 “주요 당사자 간 사전 협의와 정보 제공이 없다면 선수 존중에 어긋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라리가 사무국은 2018년부터 미국 무대에서 리그 경기를 개최하려는 시도를 이어왔다. 바르셀로나와 비야레알뿐 아니라, 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일부 구단도 국외 개최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왔다.
최근에는 오는 12월 20일 비야레알과 바르셀로나 경기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여는 방안을 스페인축구연맹이 FIFA와 UEFA에 요청해 양 기관의 승인까지 받아냈다. 이에 미국 개최가 현실화되는 듯했으나, 선수협의 강경 입장으로 다시 논의를 이어가게 됐다.
선수협 측은 “라리가 경기를 스페인 밖에서 연다는 것은 조직과 협회의 충분한 소통이 먼저여야 한다”며 “모든 관련 기관이 선수협에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향후 라리가 사무국, 소속 클럽, 선수협 사이의 추가 협상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경기장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히 장소 문제가 아닌 소속감과 존중, 그리고 리그의 정체성까지 아우르는 상징적 이슈로 이어진다. 팬들이 경험할 경기가 어디에서 열릴지, 또 진정한 축구 문화의 산실이 누구와 함께할지는 각 주체의 합의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