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곽 산책길을 밝힌 불빛”…청도 국가유산 야행 축제가 선사한 깊은 밤의 경험
요즘 밤 산책을 위해 청도읍성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어둠이 내려앉은 돌담길을 따라, 어딘가 고요한 설렘과 현대의 감성이 새롭게 스며든다. 예전엔 낮에만 찾던 유적지였지만, 지금은 야경과 함께 문화를 즐기는 밤마실이 청도의 일상이 됐다.
청도군 화양읍 동상리에서 진행되는 ‘청도 국가유산 야행 축제’에서는 성곽을 따라 이어진 산책길마다 은은한 불빛과 퍼포먼스가 어우러진다. SNS에서는 친구, 가족과 함께 야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고, 축제 인증샷을 올리는 모습이 유행처럼 번진다.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 “밤공기가 더 특별하다”라는 체험 후기들도 이어진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지역 행사장 방문객 수는 30대부터 50대까지 고르게 분포하고, 저녁 시간 문화 체험 선호가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축제의 ‘7야’ 테마 프로그램(야경, 야로, 야사, 야화, 야설, 야식, 야시)에선 공연, 지역 해설, 야시장 등 세대를 잇는 다채로운 소통이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문화유산을 감각적으로 경험하는 밤 축제는 지역 공동체 정체성까지 새롭게 만들어 준다”고 느꼈다.
실제로 청도 주민과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나눈 이야기, 무대 공연, 조용히 즐긴 산책 모두가 깊은 인상으로 남는다고 고백한다. 커뮤니티 반응도 흥미롭다. “역사와 일상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청도의 밤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 몰랐다”는 댓글들이 이어진다. 야시장 먹거리와 성곽을 누비는 행렬 역시 큰 공감을 얻는다.
축제가 전하는 따스한 교감, 해설사의 옛이야기, 세대가 어울린 무대 위 장면들은 청도읍성의 오늘과 어제를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과거의 자취와 현대 문화가 만나는 밤, 방문객 각자에게 남는 여운도 다양하다.
작고 사소한 저녁 산책이지만, 느린 걸음 속 삶의 리듬은 조금씩 새로운 기억으로 채워진다. 청도의 밤이 선사하는 이 경험은, 우리가 사는 도시의 또 다른 의미를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