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전장으로”…나경원, 국회 농성 종료 후 대여 투쟁 시사
정치적 저항의 상징인 국회 농성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 다시 맞붙었다. 김민석 국무총리 인준 여부를 두고 국회 내 갈등이 첨예하게 표출됐고, 농성을 둘러싼 여야 충돌은 정국의 격랑을 이어갔다. 임명동의안 표결 이후 농성이 종료된 가운데, 여당 단독 처리 방식, 투쟁의 지속 등 정치권의 파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진행돼 온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농성이 마무리됐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본회의에 상정된 이날, 농성 6일차를 맞은 나경원 의원은 “민주당이 국민 의견을 무시하고 부적격한 총리 인준안을 끝내 본회의에 올리게 됐다”며 농성 중단을 선언했다. 동시에 국민의힘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은 본회의장 표결에는 불참한 채 현장 규탄대회를 이어갔다.

나경원 의원의 이번 농성은 지난 6월 27일 야간부터 국회 로텐더홀에서 시작됐다. 그는 김민석 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와 법제사법위원장 반환을 촉구하며 텐트를 설치한 채 연속 시위를 벌여왔다. 3일 임명동의안 표결 결과 재석 179명 중 찬성 173표로 가결되자 농성장도 함께 철수됐다.
현장에서 나경원 의원은 “국민 여러분이 저의 농성에 응원과 성원을 보내주셨다”며 “무기력하지 않은 야당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아울러 그는 “또 다른 전장에서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고 강조해 향후 투쟁의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다수의 힘에 의한 횡포는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며 “이 독주를 막을 힘은 국민의 분노뿐”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농성 종료를 둘러싼 정치권의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웰빙 캠핑”에 비유해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고, 일부 야권과 시민사회 인사들도 대표성과 실행력을 재차 물었다. 이에 반해 야권 지지층에서는 “의회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킨 행동”이라는 반응과 함께 집단 연대 움직임이 이어졌다.
국회 농성은 이번에도 집권여당의 단독 처리에 대한 문제의식을 고스란히 드러낸 통로로 작용했다. 동시에 여야 힘겨루기가 한층 심화됐고, 민주적 의사표현의 장으로서 국정운영의 제한점도 다시 조명을 받았다. 향후 국민의힘은 법적 대응, 다양한 현장 투쟁 등 다각적 전략을 예고함에 따라 본회의장 밖 대여 공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나경원 의원이 곧바로 차기 행동을 천명한 데 이어, 여야는 이번 농성을 두고 주도권 공방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측은 “또 다른 전장”을 언급하며 내부 결속과 사법 분쟁 가능성도 열어뒀다. 반면 집권여당은 “정치적 명분 쌓기 식 행동”이라고 일축하는 등 평행선을 달리는 국면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나경원 의원 농성 종료 이후에도 국회 본회의 밖 집단 행동, 강경 대응, 여론전 등의 흐름이 재점화될 개연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날 농성이 한시적 행위로 남았지만, 정치의 본질에 남긴 질문과 여진은 국회와 정당 간 강대 강 대치의 한복판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