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의약 규제·혁신 균형 강화”…오유경 식약처장 유임 의미와 과제
식품의약품안전처 오유경 처장이 이재명 정부에서 유임된 것은 식의약 규제와 산업 간 균형에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식약처는 산업 안전을 위한 규제가 핵심 임무이지만, 동시에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불합리 규제의 개선 역할도 요구받고 있다. 오 처장이 민관 양측 경험을 바탕으로 ‘실용과 추진력’이라는 현 정부의 인사 원칙과 부합했다고 평가된다.
오 처장은 보령제약, SK케미칼, 특허청 등 산업 현장과 행정 분야를 두루 거친 전문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이에 대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산업계와 학계, 관가를 두루 경험한 인물의 역량, 그리고 무엇보다 유능함이 인사 기준이 됐다”고 설명했다.

식약처장 재임기 동안 오유경 처장은 일본산 수입식품 방사능 관리 등 국민 안전과 직결된 중대 현안에 대해 적극 대응했다. 2023년 부산 현장 방문 등 투명한 검증 시스템을 통해 방사능 유입 차단 조치를 강조했으며, 방사능 추가 검증을 일본 정부에 요구하는 등 과학적 근거 중심의 리더십을 보였다. 식약처는 일부 시민단체, 정치권의 의혹에도 흔들림 없는 검사·규제 업무를 지속했다.
규제 혁신 분야에서도 구체적인 개선 사례가 나왔다. 2024년 정부업무평가에서 식약처는 규제혁신, 정책소통 등 3개 부문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종이 영업신고증 의무보관 폐지, 청소년 신분 속인 경우 주류판매 영업자 행정처분 개선 등 국민과 소상공인이 현실에서 체감할 수 있는 규제 혁신이 추진됐다.
국제무대에서도 식약처의 영향력이 확대됐다. 오유경 처장은 지난해 7개국이 참여한 아시아·태평양 식품규제기관장 협의체(APFRAS) 출범을 이끌었고, 한국이 아프라스 초대 의장국에 선출되며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아프라스 사무국을 국내에 유치한 것도 실무적 성과로 꼽힌다.
업계는 최근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수입 의약품 관세 강화 등 글로벌 리스크가 부상한 상황에서 안정적 리더십 유임에 의미를 둔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바이오·제약 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경험과 추진력을 겸비한 오 처장의 유임이 리스크 대응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해석이 많다.
전문가들은 식의약 안전 중심 정책과 산업혁신 간 균형 확보가 식약처장에 부여된 중대 과제라고 진단한다. 동시에 데이터 기반의 첨단 의약품, 디지털 헬스케어 등 융합기술의 규제·승인 절차에 대한 개방적 제도 설계가 산업경쟁력의 관건이라는 분석도 있다.
식약처는 향후 제도혁신과 국민 신뢰 제고를 동시에 추진할 방침이다. 산업계는 이번 리더십 유임이 실제 시장과 현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