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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목걸이·인사 청탁 의혹 정조준”…이봉관 특검 7시간 조사, 추가 수사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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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목걸이·인사 청탁 의혹 정조준”…이봉관 특검 7시간 조사, 추가 수사 가시화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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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나토 목걸이·인사 청탁’ 의혹을 둘러싸고 김건희 여사,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특검 조사의 중심에 섰다. 2일 특검팀 사무실에서 이봉관 회장에 대한 7시간 집중 소환조사가 진행되면서 진상 규명과 정국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봉관 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오전 9시 58분부터 오후 5시까지 조사를 받았다. 그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조사에 임했으나, 건강 문제로 조서 열람 없이 퇴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자수서 내용에 따라 이 회장을 상대로 고가 귀금속 제공 및 인사 청탁 경위 등 핵심 사안에 초점을 맞췄다. 추가 조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이 회장은 취재진의 “김건희 여사에게 6천200만원 상당의 목걸이를 직접 제공했나”, “박성근 전 비서실장 인사 청탁과 연관 있나” 등 쏟아진 질문에 끝내 답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앞서 2022년 3월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포함한 장신구를 전달하고, 이 과정에서 박성근 전 비서실장이 국무총리실 임용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인사 청탁을 특검에 자수했다. 실제 박 전 실장은 목걸이 전달 약 3개월 뒤 한덕수 국무총리의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박 전 실장도 이날 오후 2시 특검 출석 조사를 받았으나, 임명 경위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닫았다.  

 

김건희 여사는 2022년 6월 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 당시 해당 장신구를 착용했으나, 재산 신고 누락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김 여사 측은 ‘지인에게서 빌렸다’고 해명했지만, 이후 서울중앙지검 및 특검 조사에서는 ‘과거 홍콩에서 구입한 모조품’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반면 최근 이봉관 회장이 ‘진품을 직접 선물했고, 2023년 연말에서 2024년 초 돌려받았다’는 자수서를 제출하며 실물 진품도 특검팀에 제출,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특검팀은 최근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가품과 진품을 대조하며 증거 인멸 정황을 지적했고, 이는 김 여사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결정적 증거로 다뤄졌다.  

 

특검팀은 이날 이봉관 회장과 박성근 전 비서실장 조사에서 목걸이 제공 경위와 인사 청탁이 실현됐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2022년 6·1 지방선거 공천 청탁 및 대가성 정치자금 의혹과 관련 김건희 여사 측근 전성배씨, 경북도의원 박창욱 등도 추가 수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와 별개로 특검팀은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 오는 8일 피의자 신분 소환을 통보했다. 한 총재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와 공모해 2022년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 명목으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1억원 정치자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한 총재 측은 아직 출석 여부를 확정하지 않아 일정 변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같이 나토 목걸이 의혹과 인사 청탁, 정치권 돈거래 등 전방위적 수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정치권의 파장이 거세지고 있다. 국회에서는 진상 규명 촉구와 함께 관련 법제 정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특검팀은 향후 추가 소환조사 및 압수수색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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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관#김건희#특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