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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101에서 지우펀까지”…대만 명소가 바꾼 여행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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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101에서 지우펀까지”…대만 명소가 바꾼 여행의 기준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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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고르는 기준이 달라졌다. 예전엔 유명한 한두 곳만 찾았다면, 지금은 각 도시의 분위기와 나만의 취향을 담는 루트가 여행의 시작이 됐다. 대만의 타이베이, 가오슝, 화롄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요즘은 타이베이101의 전망대에 올라 도심 야경을 사진으로 남기거나, 국립 고궁 박물관에서 아시아의 예술 유물을 감상한 뒤 야시장이나 온천을 순례한다는 후기가 SNS에 넘친다. 중정 기념당과 룽산사의 차분한 공기부터 시먼딩의 북적임까지, 오전 저녁마다 ‘전혀 다른 대만’을 만났다는 여행자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관광업계 조사에 따르면, 최근 2~30대 여행객 10명 중 7명이 대만행을 계획하며 ‘복합적 경험’을 꼽았다. 단순 관광지 투어가 아니라, 고궁 박물관-지우펀-온천-시장-하이킹까지 하루에 여러 테마를 누비는 코스가 인기다. 타이베이의 시립 동물원, 지우펀 거리는 물론이고, 남부 가오슝의 박이예술특구와 치진섬, 화롄의 타이루거 협곡과 같은 특별한 지역에도 발길이 몰려들고 있다.

 

트렌드 전문가 김연수 씨는 “타이베이와 가오슝, 화롄처럼 다른 매력을 지닌 도시를 한 번에 여행하는 건 ‘나만의 경험’을 만드는 방식”이라며 “문화, 음식, 자연, 쇼핑까지 다층적으로 만족시키는 게 MZ 여행의 본질”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다 보니 밤에는 베이터우 온천에서 피로를 풀고, 낮에는 드넓은 예류지질공원이나 샹산 보행로, 단수이의 노을까지 접하는 여정이 대세가 됐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지우펀 야경을 보는 순간, 진짜 영화 속에 들어간 기분이었다”, “타이루거 협곡 하이킹은 인생에서 가장 평화로웠던 순간” 등 여행자 각각의 인상 깊은 순간이 공감대를 만들고 있다. 실제로 기자가 현지 코스를 체험해보니, 골목의 냄새 하나, 버스 창 밖의 바람까지 다른 도시에서는 느끼기 힘든 여운이 남았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다채로운 경험과 개성 넘치는 만족을 좇는 여행, 대만의 길 위에선 그 변화가 조금 더 선명하게 보인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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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101#지우펀#타이루거협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