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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대금 31.0% 급증”…국내 암호화폐 시장, 대외 변수에 일제 하락→투자 심리 경계 강화
경제

“거래대금 31.0% 급증”…국내 암호화폐 시장, 대외 변수에 일제 하락→투자 심리 경계 강화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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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거래소 전광판 위로 쏟아진 거래량의 숫자들은 한껏 들려 있는 시장의 온도를 드러냈다. 코인마켓캡 데이터에 따르면 5월 24일 오전 7시,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의 하루 누적 거래대금은 6조 7,499억원에 달했다. 전일 대비 1조 5,967억원, 비율로는 31.0%나 치솟으며 활기를 띠었지만, 시장의 표정은 예상과 달리 밝지만은 않았다.  

 

일일 거래대금의 증가는 업비트가 가장 큰 몫을 차지했다. 4조 5,361억원의 거래액으로 전체의 67.2%를 점유했고, 이어 빗썸이 1조 9,954억원, 코인원과 코빗이 각각 1,732억원과 452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거래량의 팽창 속에 주요 종목들은 하나같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

비트코인의 가격은 전일보다 382만 원 하락해 1억 5,103만원에 머물렀다. 약 2.47%의 낙폭. 5월 22일 기록한 50일 최고치 1억 5,486만원 위에서 하루만에 내려앉아, 기술적 저항선에 부딪힌 양상이다. 4월 8일의 1억 1,449만원 저점과 비교하면 아직 31.9%는 오른 상태지만, 단기 고점 돌파가 좌절되면서 투자 심리에도 긴장감이 흘렀다.  

 

이더리움 역시 355만 1,000원으로 14만 2,000원(3.85%)이 내렸다. 5월 13일 기록한 50일 최고가 375만원을 아직 넘기지 못한 채, 되려 하락 반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음이 감지된다. 도지코인은 하루 새 5.64% 떨어져 321.1원에 거래됐고, 리플 XRP도 3,247원에서 3.62% 밀렸다. 파이코인 역시 7.55%의 하락률로 1,041.5원에 머물면서, 단기 시세 반등 이후 차익 실현이 한꺼번에 몰렸다.  

 

최대 원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서 촉발됐다. 5월 23일, 그는 EU(유럽연합)에 50% 관세를 제안한다고 예고했다. 이 소식은 곧장 글로벌 위험자산시장의 긴장도를 높였고, 암호화폐는 대외 변수에 민감한 고위험 자산군인 탓에 투자자들의 매도 대응이 가속화됐다.  

 

시장 전체의 규모에서는 여전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각각 2,941조 4,628억원과 420조 6,801억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리플 XRP(186조 8,957억원), 도지코인(47조 1,557억원)도 상위권을 형성했다. 투자 통화 기준 거래 비중에서는 미국 달러가 49.19%로 1위, 한국 원화가 17.83%로 3위를 지켰다. 국내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여전히 높은 수치다.  

 

심리 측면에서는 두나무의 UBCI 인덱스 공포/탐욕 지수가 58을 기록, 중립 구간을 나타냈다. 뚜렷한 방향성 없이 매수와 매도가 치열하게 맞서는 국면이라는 해석이 따른다. 넴, 피스네트워크, 베라체인 등에서는 불안 심리가, 캣인어독스월드, 마스크네트워크 등에서는 탐욕적 투기 심리가 엇갈렸다.  

 

시장 내부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하락세 속에서도 리플 XRP 등 일부 종목의 거래량이 확대됐다는 사실이다. 업비트에서는 리플 XRP가 5,087억원을 기록해 1위에 올랐고, 뒤이어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 캣인어독스월드 순으로 활발한 거래가 이어졌다. 빗썸에서는 테더가 2,218억원, 리플 XRP가 1,960억원으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유동성은 증가했으나, 그 흐름은 '추가 상승'이 아닌 '차익실현'에 더 가까워 보였다. 고점 갱신에 실패한 후, 트럼프의 대외 변수와 함께 투자 심리는 현격히 위축됐다. 기술적으로 과매수 신호를 띠던 종목에도 매도세가 몰리며, 시장은 박스권 소화 과정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의 급격한 변동성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투자자와 기업에도 조심스러운 시계열을 만들었다. 상황에 따라 거래량 증대가 기회가 될 수 있지만, 한편으론 지지선 붕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당분간은 적극적인 매수보다는 가격 조정 구간에서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다음 주에는 주요 글로벌 정책 발표와 함께, 국내외 암호화폐 거래소의 수급 변화, 심리지표의 방향성이 시장을 다시 흔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독자들은 시장의 급류를 헤쳐나갈 때, 정보와 흐름의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하고, 갑작스러운 외부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투자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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