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도 높아도 한옥과 바다”…여름날씨 속 함평에서 찾은 자연과 전통의 안식

요즘은 투박한 무더위 속에서도 자연과 전통을 동시에 품은 여행지로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습도 높은 흐린 하늘, 30도 가까운 기온 아래에서도 함평의 여름은 그저 견디는 계절이 아닌, 느리고 깊게 누릴 수 있는 시간이 됐다.

함평에는 사계절 내내 빛나는 명소들이 많지만, 특히 여름이면 ‘돌머리해수욕장’이 단연 눈에 띈다. 탁 트인 백사장과 잔잔한 바닷물, 숲 그리고 넓은 갯벌이 한곳에 어우러져 주말마다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해수욕과 물놀이를 만끽한다. “아이랑 오기 참 좋아요. 수심이 얕으니 마음이 놓여요.” 한 어머니가 해변 놀이터에서 고백했다. SNS에는 돌머리해수욕장의 해 질 녘을 배경 삼은 가족 사진과 인증샷이 가득하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함평군 관광통계에 따르면 여름철 돌머리해수욕장과 인근 마을 체험시설 방문객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전통과 자연, 아이의 체험 두 가지가 모두 가능하기 때문이다.

피서에 색다른 경험을 더하고 싶다면 ‘함평자연생태공원’이 제격이다. 각종 식물과 곤충, 희귀한 조류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이곳은 흐리거나 더운 날씨에도 천천히 산책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방문객들은 “걷다 보면 마음이 맑아진다”고 표현하며, 아이를 둔 가족들에겐 ‘실내와 실외를 모두 아우르는 체험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햇살 가득한 시간, 잠시 시골마을에 머물고 싶다면 ‘주포지구한옥전원마을’이 추천된다. 전통 한옥 사이로 걸으며 찍어내는 한 장의 사진이 어느새 마음의 숨통을 틔워준다. 커뮤니티 반응도 흥미롭다. “햇살 아래 정원에 앉아 있으니, 더위도 싱그럽게 느껴졌다” “요즘 같은 날씨엔 고즈넉한 한옥이 더 특별하다”고 다양하게 공감이 쏟아진다.

여름과 가장 잘 어울리는 경험, 갯벌 위에선 ‘돌머리어촌체험마을’을 빼놓을 수 없다. 직접 바지락을 캐고, 해산물을 줍는 아이와 부모의 모습에서 배우는 자연은 책보다 깊은 추억이 된다. “갯벌에서 흙을 만지는 아이의 모습에 괜히 미소가 났다”고 소감을 밝힌 여행자도 있다.

마지막으로 고요함을 찾는 이들에게는 ‘용천사’의 숲길과 청정한 경내가 숨은 휴식처다. 숲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과 빗소리는 한여름에도 산사의 시간을 더 운치 있게 만든다.

함평은 작지만 깊은 매력을 가진 곳이다. 날씨가 변덕스러워도, 때론 더울지라도 자연과 전통을 품은 이곳에서의 하루는 소박한 행복이 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