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지명”…이이지마, 하나은행 합류→BNK 우승 영광의 주역은 어디로
드래프트장의 긴장과 설렘이 고스란히 전해진 하루, 모두의 시선은 이이지마 사키에게 모였다. 치열한 선택의 순간을 지나 우승의 기억을 뒤로한 이이지마는 가장 먼저 새로운 무대로 불렸다. 부천 하나은행이 내딛는 첫 발걸음 위에, 이이지마의 이름이 상징처럼 남았다.
2025-2026 한국여자농구연맹 아시아쿼터선수 드래프트는 일본 도쿄에서 열렸다. 전 시즌 부산 BNK의 정상 등극을 이끌었던 이이지마가 1라운드 1순위로 하나은행의 호명을 받으며 분위기가 고조됐다. 이이지마는 가드와 포워드를 넘나드는 멀티 자원으로, 든든한 경험과 능숙한 경기 운영력을 동시에 갖춘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33세의 나이에도 식지 않은 집중력과 노련미는 하나은행 구성에 신선한 풍경을 예고했다.

지휘봉을 잡은 이상범 감독은 당초 가드 보강에 무게를 뒀지만, 실력을 겸비한 포워드 이이지마를 품으며 안정적 포메이션을 택했다. 이 선택은 정교한 운영과 조직력 강화를 기대하는 구단의 장기적 전략과도 맞닿아 있었다.
뒤이어 인천 신한은행이 센터 미마 루이, 청주 KB는 포인트 가드 사카이 사라를 각각 2, 3순위로 영입했다. 미마 루이는 청소년 대표를 지낸 활기 넘치는 센터라는 점, 사카이 사라는 허예은과의 활발한 시너지에 팬들의 기대가 실렸다. 4순위 아산 우리은행은 슈팅 가드 세키 나나미를 품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 출신 세키는 3점슛 3개를 포함해 트라이아웃에서 18득점을 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뒤따라 용인 삼성생명은 일본 대표 출신 센터 가와무라 미유키를 선택해 베테랑 센터 배혜윤의 체력 부담 완화를 기대하게 됐다.
가와무라는 “기회를 다시 얻어 기쁘다. 플레이뿐 아니라 인간적으로 모범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밝은 각오를 전했다. 6순위에는 BNK가 혼혈 파워 포워드 나카자와 리나를 선택했고, 2라운드에서도 우리은행에서 활약한 스나가와 나츠키가 BNK의 옷을 입게 됐다. 이 밖에도 하마나시 나나미, 오니즈카 아야노, 히라노 미츠키가 2라운드 자리를 채우며 총 10명의 선수가 새 출발의 이름표를 달았다.
올해부터 적용된 아시아쿼터 규정 변동은 각 팀의 선수 운용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한 팀이 최대 두 명의 아시아쿼터 선수를 보유하고, 동시에 두 명을 3쿼터에 출전시킬 수 있게 되면서 여러 팀이 엔트리와 로테이션 다변화에 박차를 가했다. 그만큼 새로 합류한 선수들의 전략적 활용이 팬들의 호기심과 기대를 자극했다.
이상범 감독은 “이이지마의 합류로 팀에 새로운 활력이 더해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각 구단 팬들은 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 선수 지명 발표와 함께 팀 전력 변화에 대한 의견을 활발히 나누고 있다. 이제 또 한 번의 계절, 10명의 아시아쿼터 선수들이 각기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렛을 향해 뜀박질을 시작한다.
긴 비시즌을 앞두고 각 구단은 새 선수들과 손발을 맞추는 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다가올 2024-2025시즌, WKBL은 익숙함 위에 덜어낸 무게감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한 명의 선택이 담은 결의와 새로운 판, 이 시간의 복잡한 표정을 곧 코트 위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