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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가 거실TV 지배”…거실 미디어 지형, 플랫폼 전환 가속
IT/바이오

“유튜브가 거실TV 지배”…거실 미디어 지형, 플랫폼 전환 가속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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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가 거실 안방마님이 되고 있다. TV용 유튜브 이용이 급증하면서 전통 유료방송의 입지가 뚜렷이 축소되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변화가 ‘코드커팅’(유료방송 서비스 해지) 확산을 넘어, TV와 방송생태계 전체의 패러다임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미국 TV 시청률 1위는 유튜브(6월 기준 12.8%)가 차지했다. 이는 넷플릭스(8.3%), 디즈니(4.8%) 등 주요 스트리밍 기업 추정치를 크게 앞서는 수치로, 모바일을 넘어 TV 대형 스크린으로의 확장이 가속화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같은 기간 스트리밍 점유율은 전체 TV 이용의 46%에 달했다. 반면 케이블(23.4%)과 지상파(18.5%) 등 전통 플랫폼은 점유율 하락세다.

이 변화의 핵심 배경은 ‘코드커팅’ 현상이다. 유료방송 해지 후 OTT, 유튜브 등 대체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현상의 전 세계적 확산에 따라, 국내 유료방송 가입자도 2023년 하반기 기준 2만명 감소(과기정통부 발표)하는 등 가입 감소세가 고착되고 있다. 특히 종합유선방송(SO)과 위성방송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유튜브의 급부상은 짧은 영상(숏츠), 교육·게임·스포츠 등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가 모두 집약된 혼합형 플랫폼이 대형 화면에 최적화되고, 알고리즘 기반 맞춤형 추천과 실시간 소통이 실효성을 끌어올린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사용자는 더 이상 시간표에 맞추지 않고, 집단 시청·세컨드 스크린 등 다양한 형태로 미디어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 이는 규제와 광고 제한이 많은 유료방송과의 차별점이기도 하다.

 

이런 변화 속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TV 제조업체들은 자체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채널(FAST)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 TV 플러스, LG 채널 등은 기본 제공되는 무료 FAST 채널을 통해 OTT와 경쟁하며, 독자적으로 광고 플랫폼을 키우는 전략을 택했다. KT, CJ ENM 등 국내 방송사 역시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 보유 채널을 중심으로 FAST 채널 공급을 확대 중이다. 정부 역시 K-FAST 시장 육성에 80억원을 투입하는 등 산업 전환에 속도를 낸다.

 

유튜브는 올해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TV’임을 공식 표방하고 있다. 최신 통계에 따르면 시청자들은 매일 10억 시간 이상의 유튜브 콘텐츠를 TV에서 감상 중이다. 닐 모한 유튜브 CEO는 “TV는 컴퓨터, 휴대폰을 넘어 유튜브 시청 주요 기기이며, 쇼츠·스포츠·실시간 스트리밍 등 대화형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 화면에 최적화된 QR 코드 연동, 일시정지 광고, 두 기기(TV·스마트폰) 동시 활용 등의 혁신 광고 포맷도 함께 확대되는 중이다.

 

글로벌 기준으로 미뤄볼 때 FAST 포함 커넥티드TV 시장은 2027년 120억달러, 11억명 규모 성장세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TV 생태계 주도권이 하드웨어에서 콘텐츠·플랫폼·광고 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산업계는 유튜브식 TV가 실제 시장 지배자로 안착할지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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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fast#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