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인물史 미스터.리” 고은아·최은희, 잊힌 상처 속 진실 토로→스튜디오 적막의 파동
한 줄기 조명이 서서히 스튜디오 안을 밝히며 고은아와 최은희, 김지미, 문희의 이름이 무대 위에 올랐다. 오래도록 세상에서 비껴 있던 여배우들의 사연은 영상과 함께 다시 살아났고, 그 위에는 영화보다도 더 격정적이었던 시간들이 녹아들었다. 가벼웠던 분위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진지하게 가라앉으며, 숨겨진 상처와 감정이 조용히 고백됐다.
TV CHOSUN ‘모-던인물史 미스터.리’는 ‘여배우 폭싹속았수다’라는 주제로 한국 영화계를 빛냈던 네 여배우의 뜨거운 인생을 재조명했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성수는 객관적인 시선으로 무대에 앉았고, MC 이경규와 한승연은 때로는 재치 있게, 때로는 신중하게 시선을 이끌었다. 한승연이 고은아를 ‘아이유 도플갱어’로 언급하며 기대감을 더했고, 영화 ‘갯마을’ 비하인드에 대한 김성수의 증언은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고은아의 애정신 연기를 둘러싼 솔직한 내막이 드러났다. 영화 속 탁월한 감정 연기의 뒷면에는 조감독의 속성과외와 같은 인내가 숨겨져 있음이 밝혀지며, MC 이경규의 장난스런 재촉 속에서 자료 화면은 한층 더 깊은 몰입을 선사했다. 김지미의 외모와 관련된 수많은 전설과 소문은 한승연의 경험담과 맞물려 스튜디오에 웃음과 경탄의 여운을 남겼다. 렌즈가 깨진다는 독보적 미모의 신화, 신내림과 같은 이야기까지 거론되며 옛 여배우들의 삶이 신화와 현실을 넘나든다는 점이 강조됐다.
하지만 분위기는 곧 최은희를 중심으로 무거워졌다. 1978년 북한 납치 사건 당시의 충격적인 비화, 북에서의 일상, 신상옥 감독과의 탈북 과정이 깊이 있게 다뤄졌다. 서경덕의 입을 통해 전해진 당시의 극한 상황과 최은희가 가진 평생의 한까지, 오랜 시간 묻어둔 진실이 처음으로 조명되며 모든 이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경규는 무겁게 내려앉은 정적 속 농담을 건넸고, MC와 패널, 출연자 모두는 한동안 말을 잃은 채 깊은 생각에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스튜디오에는 격정과 슬픔, 시대의 광기를 견딘 인물들의 용기가 긴 여운처럼 맴돌았다. 이름 아래 숨겨졌던 이야기들은 오랜만에 조명 아래 다시 깨어났으며, 각자가 걸어온 길 위에 남겨진 치열함과 애틋함, 그리고 용서와 한의 감정이 시청자 마음속에 잔잔히 파문을 남겼다. 네 배우의 진솔한 인생 뒤편 이야기는 1일 오후 8시 50분 TV CHOSUN ‘모-던인물史 미스터.리’에서 펼쳐져, 그날 밤 오랫동안 깊은 여운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