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희토류 통제 강화 여파”…미국 완성차 부품까지 중국 회귀 움직임→글로벌 공급망 파장 증폭
세계 경제의 대동맥을 이루는 공급망의 긴장은 오늘도 세차게 뛰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내세운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는 이 거대한 물결의 흐름을 거슬러, 글로벌 산업 현장 곳곳에 불확실성과 동요를 몰아오고 있다. 미국이 자랑하던 자동차 산업의 심장부마저 그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밤하늘 별자리처럼 조밀히 연결된 세계의 공장들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제너럴모터스와 포드를 비롯한 미국의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디스프로슘, 테르븀 등 내열 자석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자, 전기모터 같은 핵심 부품의 생산시설 일부를 중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심사숙고하고 있다. 혹은 자국 내에서 설계된 모터를 미완성 상태로 중국으로 보내, 현지에서 희토류 자석을 장착한 뒤 미국에 다시 들여오는 역수입 방식 또한 논의의 테이블에 올랐다. 일견 아이러니하게도, 완제품에 적용된 자석은 중국의 수출 통제 범위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의 정책 변화는 단순한 절차상의 불편을 넘어, 자동차에서 반도체, 의료기기, 로봇, 군수산업에 이르기까지 첨단 산업의 뼈대 전체를 흔들고 있다.

최근 포드는 시카고 공장에서 '포드 익스플로러' SUV 생산을 일주일 멈추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 내열 자석 수급에 직접적 차질을 빚으면서, 핵심부품 공백이 조립라인 전체의 멈춤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 같은 위기감은 자동차혁신연합과 자동차장비제조협회가 정부에 보내는 목소리에서 선연하게 드러난다. "희토류 자석 확보가 불가능하다면, 자동변속기와 모터, 센서 등 자동차의 심장과 근육이 마비된다"라는 경고는 제조업 전반에 공포처럼 번지고 있다.
희토류 통제의 파장은 대서양 건너에도 이르렀다. 유럽자동차부품업체협회 집계로 이미 일부 공장은 생산라인을 멈췄고, 통제가 장기화될 경우 보름 남짓 더 버티기조차 녹록지 않을 전망이 나왔다. 대체 공급선 모색, 생산시설 재배치 등 업계는 고육지책을 마련하며 혼란 속의 방향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조치를 군사 용도로 전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물자' 규제의 일환임을 강조하며, 미국의 AI 반도체 수출 제한 조치에 맞선 불가피한 조치임을 주장한다. 미국 정부는 관세 협상안 준수를 촉구하며 강하게 반발하는 한편, 자동차·기술 분야 공급망의 독립성 확보를 위한 방책을 한층 심도 있게 검토 중이다.
고조되는 미중 무역갈등의 소용돌이 한복판에서, 자동차와 반도체, 로봇산업 등 곳곳에 드리운 공급망의 먹구름은 당분간 걷힐 기미가 없다. 국제사회는 산업의 생산성과 혁신의 균형을 되찾기 위한 치열한 협상과 경쟁의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 한국 역시 희토류 수급 불안과 글로벌 공급망 압박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 속에, 자원 확보와 국제 협력의 새로운 외교 전략 마련이 시급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