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20개 광산 대거 개발”…탈레반 정부, 인프라 투자로 경제 재건 시동→물 부족 우려 커진 인접국들
아프가니스탄 대지에는 오랜 시련과 희망의 그림자가 교차한다. 최근 탈레반 정부가 20여개 금, 석탄, 납, 아연, 크롬철광 등 대형 광산 개발 계약을 단숨에 체결하며, 혼돈 속에서 자립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광산에서 뿜어져 나올 자원의 수익은 다시 도로와 댐, 운하에 혼신을 다해 쏟아진다. 정부는 이번에 확보되는 재원을 코시테파 운하, 주요 사회간접자본 구축 등 국가 재건의 중심축에 투입하겠노라 26일 피력했다.
최근 몇 해, 아프간의 하늘 아래에는 미국과 주요국의 개발 원조가 차갑게 사그라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백악관을 장악한 이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지원의 물줄기는 서서히 마르고, 국제사회는 중동과 우크라이나로 시야를 돌렸다. 남겨진 자국 경제의 누추한 상흔을 극복하기 위해 탈레반 당국은 자원 개발의 지평을 넓히는 쪽을 선택했다. 급변한 환경 속에서 이번 계약은 갈라진 대지 위에 새 길을 내려는 시도다.

코시테파 운하는 지난 2022년 5월 첫 삽을 뜬 이후, 수년 내 완공을 목표로 묵묵히 진척되고 있다. 광산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면, 인프라 프로젝트의 자금 숨통도 훨씬 더 넓어진다. 그러나 국가의 야심찬 설계 이면에는 인근 국가들의 근심 어린 목소리도 깊다. 운하 공사로 인한 물 부족 우려가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등지에서 제기된다. 중앙아시아의 이 강과 운하를 둘러싼 수자원 분쟁은, 이미 오래된 갈등의 또 다른 굴곡을 예고한다.
아프가니스탄의 깊은 땅속에는 수조 달러에 달하는 광물자원이 잠들어 있다. 탈레반 정권은 집권 이후 중국, 이란 등 해외 업체와 줄줄이 개발 협정을 맺어왔다. 그러나 이번 계약의 구체적인 파트너는 아직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다.
현지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대대적 광산 개발이 단순한 단기 처방이 아닌 국가 재건의 터전을 쌓는 새로운 방향이 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압둘 라슈티아는 “광물 수익을 인프라 사업에 쏟는다면 국가 토대를 다지고 국민에게 지속 가능한 소득을 마련할 수 있다”고 희망을 띄웠다.
전문가들은 향후 투명한 자금 운용과 국제 사회의 이해관계 조절이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아프간이 경제 재건이라는 새 길 위에 올랐지만, 지역 내 긴장과 국제적 변수는 여전히 그 끝을 알 수 없다. 지금, 아프가니스탄은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으려는 긴 여정의 변곡점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