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러 선호 82% vs 해싯 유력 39%”…미국 연준 차기 의장 인선, 트럼프 영향 논란
현지시각 29일, 미국(USA)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 인선을 둘러싸고 경제학자 의견과 실제 전망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번 논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인사 개입 강화와 기준금리 인하 압박 등 경제 정책 기조 변화 맥락에서 나와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공동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카고대 부스 비즈니스스쿨과 파이낸셜타임스가 미국 경제학자 44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 82%가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를 차기 의장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로 지목했다. 그러나 실제로 의장에 오를 인물로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꼽는 응답(39%)이 가장 많았다. 월러 이사는 실제 임명 전망에서는 20%에 그쳤으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스티븐 마이런 신임 연준 이사 역시 20%로 뒤를 이었으나, 선호 응답은 없었다.

이번 인선 전망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장악’ 논란과도 맞물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 차입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준금리 1% 이하 인하를 수차례 공개 압박했고, 인하에 미온적인 파월 현 의장을 노골적으로 비판해 왔다. 실제 연준은 고용지표 둔화가 4개월 연속 이어지자, 최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4.0~4.25%로 조정했다. 이번 인하 결정에서 마이런 이사는 인하폭을 0.5%포인트로 더 크게 해야 한다며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고, 월러 이사는 직전 회의 인하 지지 후 이날은 좀 더 신중한 입장을 택했다.
FT는 경제학계의 선호와 실제 전망이 어긋나는 원인을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연준 압력”으로 분석했다. 존스홉킨스대 로버트 바베라 교수는 “월러 이사는 중앙은행가로서 원칙적 태도를 견지한다. 정치적 압력에 영합하지 않는 점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월러 이사는 베팅시장에서 해싯 위원장과 경합 중이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들뿐 아니라 워시 전 연준 이사 등을 선호 후보로 거론해왔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임명·해임 시도는 시장 혼란을 더한다. 최근에는 리사 쿡 연준 이사의 해임을 시도하며 정책적 영향력 확대를 노골화했다. 쿡 이사는 대출사기 의혹을 부인하며 대응 중이다.
미국 내외 전문가들은 “연준 지도부 구성이 금리 정책과 증시·환율 등 핵심 자산 가격, 나아가 글로벌 금융 질서에 직접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요 외신은 “정치권의 중앙은행 개입 논란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준 의장 인선이 향후 미국(USA) 경제 정책 기조와 국제 금융시장의 균형에 어떤 함의를 남길지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