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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보고 있다”…특검, 이종호 전 대표 6시간 조사 후 재소환 통보
정치

“김 여사 보고 있다”…특검, 이종호 전 대표 6시간 조사 후 재소환 통보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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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 수사가 다시 정국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7월 21일,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지목되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소환해 약 6시간 동안 조사했다. 여야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사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운 가운데, 특검팀의 재소환 결정이 정치권에 파장을 예고한다.

 

이종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57분, 변호인 없이 측근과 함께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했다. 조사는 오후 6시 10분께까지 이어졌으나, 이 전 대표가 "다른 일정"을 이유로 오후 5시 30분까지만 조사를 받겠다고 한 탓에 절반가량 중단됐다. 특검은 "피의자에게 내일 오전 10시 다시 출석하라는 소환통지서를 직접 교부했다"고 밝혔다.

주요 쟁점은 이 전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조작 주도자인 이정필씨로부터 2022년 6월~2023년 2월까지 25차례에 걸쳐 8100여만 원을 받고, 그가 형사재판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을 수 있도록 힘써줬다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이정필씨와의 대화에서 "김 여사나 VIP(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이야기해서 집행유예 나오게 해주겠다", "재판부와 이야기해놨다", "김 여사가 사건을 계속 챙겨보고 있다"고 언급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개로, 특검은 압수수색을 통해 이 전 대표의 휴대전화와 명함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반면 이종호 전 대표는 이정필씨와의 금전거래 일체를 부인했다. 측근이 대독한 입장문에서 "특정한 범죄시기는 자신도 재판을 받고 있던 시기다. 이정필과 금전거래는 없었고 오히려 내가 식사를 대접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적용된 혐의가 변호사법 위반인 것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단서가 없다는 방증"이라는 해석도 내놨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 과정에서 이번 혐의를 포착하고 지난 19일 이 전 대표 자택과 차량을 압수수색했다. 한편 이종호 전 대표 측은 특검이 두 사람의 만남을 특정한 날짜에 자신이 실제 방문했던 장소 등 알리바이 자료를 제출할 방침이다.

 

이종호 전 대표는 2009~2012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알려져 있다. 관련 재판에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범으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특히 2차 작전 시기였던 2010년 10월~2012년 12월, 차명계좌를 동원한 시세조종의 주요 실무자로 판시됐다. 법원은 시세조종에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씨 명의 계좌가 활용됐다고 판단했고, 이종호 전 대표는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한 인물로 지목됐다.

 

도이치 1차 주가조작의 주포였던 이정필씨 역시 김 여사 계좌 관리인으로 거론된다. 또, 이종호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가 배후로 의심받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임성근·조병노 구명로비 등 추가 의혹에서도 핵심 인물로 등장해 특검 수사가 김 여사와의 연관성에 본격 다가서는 분기점이 될지 주목된다.

 

정치권은 특검 재소환 일정에 촉각을 세우면서 수사 향방에 따라 정국 지형 변화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 추가 조사를 통해 김 여사 연관 의혹 해소에 주력할 전망이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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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김건희#도이치모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