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초 남기고 환호 폭발”…강이슬, 결승 3점포→KB 박신자컵 4강행 완성
역전이란 말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 밤, 사직체육관에 모인 모두가 두 손을 모은 채 숨죽이고 있었다. 종료 2.7초, 강이슬의 손끝에서 날아간 볼이 림을 정확히 통과한 순간, 벤치와 팬들은 곧바로 환호에 휩싸였다. 단순한 한 골이 아니었다. 10점 차로 끌려가던 팀을 구한, 한 명의 에이스가 써내려간 극적인 승부의 서사였다.
KB스타즈는 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치러진 2025 BNK금융 박신자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일본 덴소를 83-82로 눌렀다. 이로써 3승 1패를 기록, 같은 성적의 덴소에 승자승으로 앞서 조 1위로 4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다. 강이슬은 3점슛 7개 포함 38점 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경기 내내 팀의 희망이었다. 허예은도 득점 11점, 어시스트 8개로 후반 대추격에 힘을 실었다.

이날 KB는 경기 종료 3분 40여초 전까지 10점 차로 끌려갔다. 그러나 강력한 수비와 허예은의 3점슛을 앞세워 막판 전세를 뒤집었다. 허예은은 경기 종료 44초 전 동점 돌파 레이업에 성공, 승부의 흐름을 KB쪽으로 돌려놨다. 덴소는 종료 21초 전 다카다가 자유투로 다시 앞섰으나, 마지막 순간 강이슬이 우중간에서 던진 3점포가 림을 가르며, KB는 극적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강이슬은 경기 후 “수비가 허예은에게 쏠릴 것 같아 자신 있게 던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 준결승에서는 KB가 A조 2위와, 덴소가 A조 1위와 각각 4강전을 치르게 된다. 같은 날 부천 하나은행은 인천 신한은행을 51-47로 제압하며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그러나 골득실률에서 밀려 4강 진출은 좌절됐다. 하나은행 이이지마 사키는 13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고군분투했고, 정현과 진안도 각각 8점으로 힘을 보탰다. 신한은행 김진영은 17점 18리바운드로 활약했지만, 막판 수비 흔들림 속에 대회를 1승 3패로 마쳤다.
A조에서는 부산 BNK가 스페인 사라고사를 69-58로 꺾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BNK 김소니아는 18점, 사라고사 아미나타 게예는 15점으로 각각 팀을 이끌었다. BNK는 이미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으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집념의 승리를 챙겼다.
박신자컵 4강 토너먼트는 각 조 1, 2위가 맞붙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KB스타즈는 강이슬의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후반 폭발력에 힘입어 우승을 향해 다시 한 번 시동을 걸었다.
무겁게 흘러간 40분, 한 순간의 선택이 환호와 침묵을 갈랐다. 경기장에 울린 승리의 여운은 어쩌면 이 밤, 누군가의 마음까지도 울렸을지 모른다. 박신자컵 4강전은 숨가빴던 이 감동을 이어가며, 새로운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