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신약, 비마약성 진통제 상륙”…비보존, 어나프라주 국내 첫 공급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이 국내 제약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비보존제약은 첫 비마약성 주사제 ‘어나프라주’의 초도 물량이 미국 현지에서 항공편으로 국내에 입고됐다고 4일 밝혔다. 어나프라주가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도입되면, 기존 진통제 시장의 의약품 선택지가 다변화되는 것은 물론, 통증 관리의 안전성과 부작용 부담까지 근본적으로 달라질 전망이다. 업계는 이번 상륙을 ‘신약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는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비보존제약이 출시하는 어나프라주는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산 38호 신약으로 품목허가를 받은 비마약성 진통주사제다. 이 제품은 총 3차례에 걸쳐 미국에서 위탁생산돼 국내로 반입되고 있다. 5일 1차 입고분 약 5000 바이알이 우선 종합병원 심의 등에 제공되며, 이달 중순까지 총 5만8000여 바이알의 추가 물량도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어나프라주는 수술 후 중등도에서 중증에 이르는 급성 통증 환자 치료에 특화됐다.

기존 마약성 진통제와 달리 오남용 및 중독 위험이 낮고,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가 가진 위장관 출혈 등 부작용 부담도 줄인 것이 차별점이다. 약효 지속성과 내약성에서도 기존 대비 진일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마약성 진통제 사용에 따른 사회적 문제, 최근 의료현장의 안전처방 요구가 높아진 환경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신약 진출에 있어 국내 기업이 찾아낸 독자 기술성과, 미국 위탁생산 인프라를 접목해 상용화 초기 단계부터 높은 생산 품질을 확보한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미 미국, 일본, 유럽을 중심으로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 레이스가 치열하게 펼쳐지는 반면, 국내에서는 어나프라주가 관련 시장을 새롭게 열며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식약처 품목허가와 더불어, 병원 약사위원회 등 실제 임상 현장 적용을 위한 각종 심의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혁신진단치료제에 대한 보험 급여 확대, 처방 기준 개선 등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세계 최초 비마약성·비소염제성 진통제인 어나프라주 출시는 급성통증 치료 시장 자체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마약성 진통제의 부작용 문제와 중독 위험에 대한 대안이 필요한 상황에서, 신약 어나프라주가 시장에 안착할 경우 국내·외 통증 치료 전략이 크게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의료현장에 빠르게 정착할지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