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17분 전 결단 촉구”…강선우 자진 사퇴, '명심' 반영 논란 확산
더불어민주당 내 이른바 '명심(明心·이재명 대통령 의중)' 반영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대표 후보인 박찬대 의원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게 자진 사퇴 결단을 17분 앞서 촉구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했는지를 두고 당내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박찬대 의원은 23일 오후 3시 30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후보자가 직접 결단해야 한다”며 강선우 후보자의 결단을 공개적으로 주문했다. 불과 17분 뒤인 오후 3시 47분, 강 후보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진 사퇴 입장문을 게재했다. 민주당이 임명 수순을 밟던 강 후보자에 대한 방어 기조에서 박 의원이 사퇴 촉구에 나선 점은 주목받았다.

이에 당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과 원내대표 시절 긴밀히 호흡을 맞췄던 박찬대 의원이 대통령실 부담을 덜기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인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또 대통령이 현역 의원이자 임명 대상인 강 후보자에게 직접 사퇴 의사를 밝히기 어려운 상황에서 박 의원이 조율 끝에 움직였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박찬대 의원 측은 “대통령실과 사전 조율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에게 부담이 컸던 인사에 박 후보가 총대를 메고 직접 쓴소리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쟁자이자 친명계인 정청래 의원 측은 “해프닝”이라고 반박했다. 한 측근은 “강 후보자 논란은 이재명 정부의 첫 위기가 될 수 있었으나, 후보자가 이미 스스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박 의원의 요구가 발화되기 전에 결정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정 의원 측 일부에서는 '명심'이 관여된 일이 아니라며 박찬대 의원의 결단 촉구가 기회 노린 행동이지 않았냐는 비판도 나왔다.
정청래 의원은 강 후보자에 대한 그간의 논란 속에서 “곧 장관님”이라며 힘을 실어주는 공개 발언도 한 바 있다. 강선우 후보자의 자진 사퇴 이후 정 의원은 “결단을 존중한다. 앞으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잘 헤쳐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는 강 후보자로부터 미리 사퇴 의사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1시 30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여러 의원의 우려를 잘 알고 있으며 그 점을 포함해 잘 해결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김 원내대표가 강 후보자와 직접 접촉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민주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강선우 후보자 자진 사퇴를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계파, 주요 인사들이 맞물려 정치적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향후 이재명 정부의 인사 기조와 당내 주도권 경쟁 행방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