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청 예산 1조1113억 첫 돌파”…차세대 발사체·달착륙선 개발 박차
우주항공청이 2026년 정부 예산안에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는 1조1131억원을 편성하며, 한국 우주·항공산업 혁신 가속화의 기로에 섰다. 내년에는 누리호 5차 발사와 차세대 발사체 개발, 달착륙선을 중심으로 위성통신·항법 혁신까지 대형 프로그램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단순한 예산 확대가 아닌 전략·기술 분야별 성장의 분기점으로, 업계는 이번 투자 확대를 ‘K-우주항공 글로벌 도약 준비’로 해석하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1일 “내년도 예산을 올해 9649억원 대비 15% 증액, 사상 최대 규모로 편성했다”며 “6대 전략 분야에 집중 투자해 국가 우주경쟁력과 민간 산업 생태계 기반을 확실히 다진다”고 밝혔다. 중점 투자 분야는 우주수송역량 강화, 위성기반 통신·관측 혁신, 도전적 원천탐사, 미래 항공기술, 민간 생태계, 우주인재·외교 등이다.

기술별 배분을 보면, 우주수송 부문 예산은 올해보다 14.9% 감소한 2642억원이지만, 누리호 5차 발사를 필두로 한 발사체 신뢰성 확보와, 저비용·고빈도 발사가 가능한 차세대 발사체 체계 개발이 본격화된다. 소형 궤도수송선의 신규 실증사업도 포함돼 국내 기업 기술 레벨업에 반영된다.
위성 부문에서는 10cm급 초고해상도 위성 개발 및 6G 기반 저궤도 위성통신, GPS 독립적 시스템인 KPS 등 한국형 위성항법 인프라에 전년 대비 11.6% 늘어난 2362억원을 집중한다. 각각 2029년~2030년 발사가 목표다.
올해 예산의 2배에 가까운 968억원이 배정된 우주탐사 분야는 2032년을 타깃으로 한 달착륙선, 달탐사 2단계 주도권 선점이 걸려 있다. 특히 달착륙선·우주 무인제조·지구 재진입 등 혁신 과제의 국산화 비중이 높아 국내 대기업·스타트업의 우주 실증 기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미래 하이브리드 항공기 및 드론 분야에도 511억원(36.8% 증액)이 투입된다. 가운데 AAV(차세대 비행체), 친환경 민항기 엔진, 초경량·고강도 소재와 국가 관제 활용 성층권 드론이 새로 포함됐다.
민간 생태계 조성에는 119.7% 대폭 확대된 1698억원을 투자한다.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뉴스페이스 펀드(연 1000억원 규모)의 본격 조성으로, 기업 단계별 초기투자→실증→상용화 연계가 긴밀해짐에 따라 글로벌 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 인재 양성 및 실용외교 예산도 2549억원, 새롭게 신흥국 우주협력·수출시장을 뒷받침하는 K-우주외교사업이 추가됐다. 올해 대비 8.6% 증가한 수치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이번 예산이 차세대 발사체·초고해상도 위성·미래 항공기술 등 전략 분야에서 최초의 신규 사업들을 포함한 의미 있는 전기”라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우주 강국으로 도약할 예산이 온전히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1조원대를 돌파한 본 예산 편성과 구조는 미국·유럽이 주도했던 우주항공 예산투자 수준과 차이는 있으나, 민관 투자·원천기술 혁신 프로그램 중심으로 산업 내 역동성은 크게 강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들은 “우주항공청 예산 증액과 사업구조가 실제 기업 혁신과 글로벌 시장 진입으로 이어질지 주목한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예산 투자와 연동해, 한국이 시도하는 차세대 발사체·위성항법·달착륙선 등이 글로벌 경쟁에서 어느 시점 경쟁우위로 이어질지, 그리고 산·학·연·민관연계 구조가 실제 혁신 효과를 낼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시장·제도와 인력 정책의 균형이 K-우주 산학혁신의 새 조건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