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0번째 결승타”…김현수, 키움전 적시타→LG 4-3 역전승 견인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LG 트윈스의 김현수는 타석에서 변함없는 무게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내내 무거운 어깨, 그리고 최근 2시즌의 아쉬움을 안고도 또 한 번 결정적 순간, 해결사로 나섰다. 잠실구장 7회말, 치열한 균형을 가른 김현수의 안타에 관중의 숨결이 일시에 모였다.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는 마지막 이닝까지 긴장감이 감돌았다.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7회말, 김현수는 1사 2루 기회에서 키움 불펜 원종현의 146km 직구를 정확히 받아쳤다. 시원하게 뻗은 중전 적시타는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게임의 흐름을 단숨에 바꿔냈다. 그 한 방에 힘입어 LG는 4-3 역전의 순간을 잡아냈다.

이 결승타로 김현수는 시즌 10번째 결승타점 기록을 달성하며, KBO리그 결승타 부문 공동 선두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전반기 종료 전 이미 두 자릿수 결승타를 채운 것은 그가 다시 리그 정상의 타격감을 되찾았음을 의미했다. 2023년, 2024년 연속으로 결승타 10개였던 흐름을 이어가면서도 타율 0.3을 넘지 못했던 자신을 올해는 초반부터 상쇄한 셈이다.
경기 후 김현수는 “동점 상황이 우리 쪽으로 넘어오는 걸 느꼈다. 상대 실투를 놓치지 않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현수는 프로 통산 타율 0.313, OPS 0.870의 ‘타격 기계’ 별명을 지니고 있지만, 최근 2년간 3할 미만 타율과 0.8 이하 OPS로 내심 아쉬움이 깊었다. 이에 대해 “지난 시즌엔 내게 맞지 않는 훈련법 때문에 부진했다. 다시 예전 감각을 되찾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김현수의 타율은 0.302(리그 10위), OPS 0.828(15위)이다. 투고타저 기조 속 3할 타자가 11명뿐인 KBO에서 김현수의 반등은 남다른 의미를 남긴다. 그는 “3할 타자의 상징성이 줄었지만, 팀에 얼마나 기여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동볼판정시스템 도입 등 변화에 대해 “타자들이 많이 힘들지만, 타고투저 시절을 보냈으니 이제는 타자가 극복할 시기”라고 말했다.
팬들의 꾸준한 지지 역시 변함없었다. 김현수는 역대 KBO 최다 16번째 올스타전 출전권을 팬 투표와 감독 추천 모두로 얻었으며, “팬들과 감독님,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는 감사 인사와 환한 미소를 남겼다.
2006년 데뷔 이래 어느덧 20번째 시즌. 은퇴하는 선배와 후배들을 바라보는 김현수는 “아직 떠날 준비는 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오랜 자기관리와 꾸준한 성적으로 여전히 LG 타선의 중심에서 활약하고 있다.
LG 트윈스는 이번 승리를 계기로 키움전 연승 기세를 이어갔고, 치열한 상위권 경쟁에서 다시 한 번 힘을 얻었다. 남은 시즌 LG의 행보 역시 팬들과 함께 큰 기대를 받게 됐다.
한여름의 공기와 어우러진 타구, 환호와 긴장이 교차한 밤. 잠실 구장의 야구는 이렇듯 누군가의 값진 한 방과 묵묵한 이력 위에 다시 이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