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역전 드라마”…스롱 피아비, 511일 만에 정상 탈환→여제의 품격 재확인

신화는 언제나 위기의 순간에 다시 쓰인다. 1년 5개월, 511일의 기다림 끝에 스롱 피아비가 자신만의 왕좌를 되찾았다. 단단한 응집력과 흔들림 없는 집중력, 그리고 결정적인 승부처에서의 노련함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지난 6일 열린 프로당구 2025-26시즌 2차 투어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 결승 무대에서 스롱 피아비는 김보라를 세트점수 4대1(11-2 3-11 11-10 11-10 11-2)로 누르고 다시 한 번 LPBA 여제의 저력을 증명했다. 무엇보다 3, 4세트 연속 11-10의 박빙 승부에서 압도적인 집중력과 역전 의지를 발휘해 승기를 틀어쥐었다.

이날 우승으로 스롱 피아비는 지난 2023-24시즌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 이후 511일 만에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LPBA 개인 통산 8승이라는 대기록을 추가했다. 상금 4000만 원을 보태 누적 상금도 3억2282만 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최다 우승자인 김가영에 이어 역대 2위 기록을 다시 한 번 굳혔다.

결승은 팽팽한 긴장감과 반전으로 가득했다. 스롱 피아비는 18이닝 접전 끝에 3세트를 11-10으로 힘겹게 가져온 데 이어, 4세트에서도 5-10으로 밀리는 불리한 상황을 뒤집고 또다시 11-10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마지막 5세트에는 초구에서 무려 8점을 몰아치며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필승의 순간, 스롱 피아비 특유의 흔들림 없는 시선과 조용한 미소가 관중석의 박수와 맞물렸다.

경기 후 스롱 피아비는 "한동안 우승하지 못해 불안한 마음이 컸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한결 편안해졌다"고 밝히며, "앞으로 더 당구를 즐기겠다"는 각오로 박수를 받았다. 돋보인 것은 상대 김보라의 투혼이었다. 프로 데뷔 39번째 대회 만에 첫 결승 무대를 밟은 김보라는 노련한 챔피언 앞에서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당구장 위의 여름 밤, 집중과 열정이 엮어낸 순간였다. 긴 기다림 끝에 다시 건진 한 번의 우승, 그것만으로도 팬들의 마음엔 깊은 울림이 남는다.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 결승전의 여운은 7월 6일, 프로당구협회를 통해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