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전 동메달 수확”…임시현·안산·강채영, 독일 제압→여자 리커브 월드컵 3위 환호
숨죽인 긴장감 속, 세 명의 시선이 오롯이 표적에 집중됐다. 무엇보다 한 발 한 발이 이어질수록 고조되는 응원과 환호가 경기장의 공기를 바꾸며, 마지막 순간 독일마저 완벽하게 제압했다. 환하게 웃는 얼굴들 뒤로, 월드컵 무대에서 다시 한 번 한국 여자 양궁의 저력이 또렷하게 각인됐다.
5일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막을 내린 2025 현대 양궁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리커브 단체전 3위 결정전에서 임시현, 안산, 강채영이 이끄는 대표팀이 독일을 세트점수 6-0(56-53 60-59 57-56)으로 완파하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경기 초반부터 임시현, 안산, 강채영은 흔들림 없는 호흡과 집중력을 유지했다. 특히 2세트에서 기록한 만점 60점이 이번 대결의 흐름을 결정짓는 장면으로 기억됐다.

앞서 한국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미국과 대등한 접전을 펼쳤지만, 슛오프(30-30) 끝에 점수 판정에 차이가 있어 아쉽게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메달 결정전에서 강한 면모를 드러내며 월드컵 강팀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 여자 양궁은 리커브 전 종목 석권에는 실패했으나, 상하이 2차 대회에서는 5개 리커브 종목 모두를 석권한 바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한 번 강국의 자부심을 전했고, 선수들의 꾸준한 성장과 변함없는 집중력이 빛났다는 평가다.
남자 리커브 대표팀은 김우진, 김제덕, 이우석의 고른 기량과 끈기로 준결승에서 인도를 6-0(60-59 60-57 58-57)으로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남자 대표팀은 6일 열릴 대회 결승에서 독일과 금메달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컴파운드 부문 역시 긴장과 환희가 교차했다. 여자 컴파운드 대표팀인 한승연, 심수인, 소채원이 인도를 242-234로 이기고 결승 무대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고, 결승전은 7일 멕시코와 펼쳐진다. 반면 최은규, 최용희, 김종호가 나선 남자 컴파운드 팀은 터키에 241-244로 패했지만, 콰테말라와의 3위 결정전에서 243-240으로 승리하며 동메달을 추가했다.
경기 직후 임시현은 “실수 없이 마지막까지 집중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 기쁘다”고 전하며 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경기장 곳곳에서는 태극기를 흔드는 현지 팬들의 응원과 환호가 이어졌고, 선수들은 동메달의 기쁨을 서로에게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리커브 여자 대표팀은 동메달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으나, 남자 리커브 대표팀과 여자 컴파운드 대표팀은 각각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한국 양궁의 흔들리지 않는 기세가 금빛 결실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묵직한 무게를 견뎌낸 화살과, 담담하게 표적을 마주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과녁 너머 또 다른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튀르키예 안탈리아의 바람 속에서, 그들의 조용하고 단단한 시간은 또 한 장의 역사를 새겼다. 현대 양궁 월드컵 3차 대회 현장은, 6일과 7일 결승전을 통해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