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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압타머로 인슐린 수용체 활성화”…한기대, 당뇨 신약 패러다임 제시
IT/바이오

“DNA 압타머로 인슐린 수용체 활성화”…한기대, 당뇨 신약 패러다임 제시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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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압타머(DNA aptamer)가 인슐린 수용체 활성화의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 화학생명공학과 윤나오 교수 연구팀이 인슐린 없이도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메커니즘을 정확히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8일 국제 학술지 '익스페리멘탈 엔드 머레큘러 메디신' 온라인판에 실려 글로벌 바이오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는 연구팀의 성공을 '당뇨 신약 개발 경쟁의 분기점'으로 해석하며, 차세대 치료제에 결정적 전환점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단일가닥 핵산인 DNA 압타머 A62를 이합체 형태로 결합(A62D)해 인슐린 수용체를 기존 인슐린과 동일한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초저온 전자현미경(Cryo-EM) 분석을 통해 두 압타머가 수용체의 특정 부위에 결합하며 신호전달 경로를 조절하는 세부 작동 원리가 밝혀졌다. 기존 인슐린 의존적 메커니즘 한계를 넘어, 압타머가 직접 수용체를 선택적·완전 활성화하는 방식이 실증된 것이다.

이 기술은 현재 만성질환으로 꼽히는 당뇨병 치료제 개발 환경에서 새로운 타깃 전략으로 대두되고 있다. DNA 압타머는 항체와 달리 합성이 쉽고, 신체 내 안전성이 높아 약물로서 장점을 지닌다. 특히 인슐린 공급이 어려운 환자, 혹은 내성 환자 대상 맞춤형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실효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제약 산업에서 DNA·RNA 압타머를 활용한 신약 개발은 이미 경쟁이 본격화된 상태다. 미국·유럽 바이오텍도 압타머 기반 치료제의 임상 진입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한기대 연구팀의 이번 방식은 수용체 조절 정확성 측면에서 한걸음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포스텍과의 협업을 통해 분석의 신뢰성을 높였다는 점에서도 인용도가 기대된다.

 

기존 당뇨병 치료제는 주로 인슐린 주입이나 유사 작용제 위주였으나, 이번 압타머 기술은 수용체 직접 타깃이라는 차별점이 부각된다. 단, 약물 상용화까지는 대규모 전임상 및 임상 검증, 그리고 식약처 등 감독기관의 데이터 요구에 부합하는 체계적 안전성 입증 과정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DNA 기반 신약의 경우, 유전체 데이터와 맞춤형 의료 규제, 장기적 모니터링 등도 산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윤나오 교수는 "이번에 발견한 메커니즘은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넘어섰다"며 "DNA 압타머가 차세대 당뇨 신약 개발의 토대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당뇨 치료 패러다임 변화를 앞둘 수 있을지 신중히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 성과가 실제 의료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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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대#윤나오#인슐린수용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