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맑은 하늘, 산 속 정선”…자연과 역사의 고요함 속에 머물다
라이프

“맑은 하늘, 산 속 정선”…자연과 역사의 고요함 속에 머물다

강민혁 기자
입력

요즘 ‘자연에 스며들다’는 표현이 유행이다. 예전엔 먼 산골로의 여행이 특별하게 여겨졌지만, 지금은 마음을 다독이는 일상의 한 장면이 됐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자연을 다시 발견하고 싶은 삶의 태도가 담겨 있다.

 

강원도 정선군. 조양강이 굽이쳐 흐르고, 맑은 공기와 드넓은 산자락이 맞이한다. 아침부터 고요하게 퍼지는 햇살 아래, 선명한 25도의 바람이 피부를 스친다. SNS에는 ‘정선 하늘 맑음’ 인증 사진과 함께 소소한 풍경을 나누는 이들이 눈에 띈다. 가족 단위로 잘 정비된 화암동굴을 찾거나 거대한 스카이워크 위에서 동강을 내려다보는 모습, 민속촌 골목을 천천히 거니는 사연들이 스며든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정선레일바이크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정선레일바이크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전국적으로 국내여행이 일상의 즐거움이 된 가운데, 사람들은 단순 관광지를 넘어 정선처럼 고요함과 역사, 자연이 어우러진 곳을 찾는다. 한 여행객은 “화암동굴 내부의 조명과 광산 공간이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며 감동을 전했다. 실제로 화암동굴은 석회동굴 특유의 쾌적함과 신비로운 종유석, 그리고 과거 금광의 테마 공간이 어울려 남녀노소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선사한다. 투명 바닥에 발을 디딘 병방치스카이워크에서는 ‘발밑의 산과 강’ 풍경에 스릴과 감탄이 동시에 밀려온다.

 

전문가들은 이런 여행을 ‘감각의 리셋’이라 부른다. 여행 칼럼니스트 최윤영은 “햇빛, 바람, 낯선 풍경에 노출되면 몸과 마음이 다시 깨어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동굴, 강, 산, 옛 농촌의 조화는 정선만의 특별한 힘”이라고 표현했다. 민속촌에서 전통 가옥을 지나는 동안, “옛 선조의 손길이 집 안 구석구석 느껴져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라는 후기들도 이어진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아이 손을 잡고 화암동굴을 걷는 게 최고의 여름 휴식”이나 “투명 스카이워크에서 시원한 바람 맞으며 사진 찍으니 고민이 사라졌다”는 이야기, “아라리촌의 저릅집 풍경을 보니 잊었던 가족의 정이 생각난다”는 고백이 남겨진다. 산책로 끝, 잠시 멈춰서는 순간에 “이제 이런 소박함이 감동”이라는 공감이 따라 붙었다.

 

정선으로의 여행은 단순히 풍경 속을 걷는 일이 아니다. 동굴의 어둠 속에서 마주치는 빛, 투명 유리 아래 펼쳐진 산맥, 전통 가옥 옆 바람의 소리 모두가 ‘일상과 분리된 나만의 순간’을 선물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강민혁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정선#화암동굴#병방치스카이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