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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 무상 교체·위약금 면제”…SKT, 해킹 후폭풍에 실적 쇼크
IT/바이오

“유심 무상 교체·위약금 면제”…SKT, 해킹 후폭풍에 실적 쇼크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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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최근 대규모 유심 해킹 사고에 따른 후속 조치로 유심 무상 교체와 위약금 면제, 대고객 보상안 도입 등을 결정하면서 시장에 예기치 못한 실적 충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업계의 꾸준한 영업이익 성장 기조에서 벗어나, 2019년 이후 6년 만에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반전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이 제시한 위약금 환급과 대규모 보상책이 단기적 손실은 불가피하나, 고객 신뢰와 장기 경쟁력 유지 측면에선 장기적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이번 해킹 사고로 인한 위약금 환급과 고객 패키지 등 주요 비용 반영 이후, 올해 연결 기준 연간 매출액을 기존 17조8000억원에서 17조원으로, 영업이익 가이던스 역시 전년 대비 감소로 수정했다. 유심 교체 및 보상, 신규 영업정지로 인한 가입자 이탈 등 비예상 비용이 집중된 영향이다. 증권사들도 기존 1조9000억원 내외로 전망한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1조940억원~1조3380억원 등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8736억원 대비 30~45% 수준 하락폭이다.

기존에는 5G 상용화 투자 등 계획적 비용 증가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면, 올해는 SK텔레콤 귀책에 따른 손실, 즉 외부 사이버 침해에 기인한 사업 환경 변화가 사상 처음 빠르게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유심 사태에 대한 정부 민관합동 조사 결과, “회사 책임”이 인정됨에 따라 위약금을 부담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기술적 관점에서 보면, 유심 정보 해킹 자체가 통신 인프라 보안의 근본을 위협하는 사안이어서, 단순 비용부담 이상으로 운영 신뢰도와 고객 이탈 위험이 부상하게 됐다. SK텔레콤은 전체 가입자에 무상 유심 교체 기회를 제공했고, 교체에만 약 1800억~2000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5000억원 규모의 8월 요금 50% 할인·데이터 추가 등 대고객 감사 패키지, 유통 대리점에 대한 인건비·월세 등 보상책도 시행한다. 보상범위 내 유통망에 대한 건당 15만원의 별도 지원도 추진된다. SK텔레콤은 앞으로 5년간 70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 계획도 밝혔다.

 

이같은 결정으로, 단기 손실 외에 가입자 보호와 신뢰 회복을 위한 중장기 전략 차원의 투자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당장의 손실보다 고객 신뢰 회복과 장기적 기업 가치 방어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입장에선 위약금 환급 발표 직후 하루 1만 명이 넘는 이탈이 집중되고, 4월 22일 사고 발표 이후 두 달여간 67만 명 이상이 경쟁사 이동통신사로 옮겼다. 8월 삼성전자 신형 폴더블폰 출시·단통법 폐지 후 마케팅 비용 부담도 늘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과징금 상한을 전체 매출 3%까지 확대한 개정법을 근거로 제재 수위를 검토 중이다. SK텔레콤이 관련 매출 입증에 성공하지 못하면, 이론상 최대 5382억원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최종 과징금은 민관합동조사단 결과에 따라 확정될 예정이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국내 통신사 최초의 대규모 위약금 전면 면제라는 전례 없는 조치가 통신 산업 전반 보안·경영 기준을 재정립할 것”으로 평가했다. “향후 개인정보보호·통신안정성 기준이 한층 강화될 개연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SK텔레콤의 대응이 결국 실적 방어와 장기 신뢰 간 균형의 시험대로 주목받고 있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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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해킹#위약금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