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150선 후퇴”…미국 기술주 급락·AI칩 이슈에 반도체주 낙폭 확대
코스피가 1일 장 초반 3,150선까지 밀려났다. 미국 기술주 급락, 알리바바의 자체 AI칩 개발 소식 등 복합 악재가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국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낙폭이 커지고 있으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1일 오전 9시 17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28.74포인트(0.90%) 하락한 3,157.27을 기록했다. 장 시작 직후 3,164.58로 출발한 뒤 내림세를 키웠다. 코스닥지수 역시 같은 시간 5.51포인트(0.69%) 내린 791.40으로 내려섰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669억 원, 기관이 427억 원어치를 순매도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은 1,088억 원 순매수에 나서며 방어에 힘썼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2,223억 원 규모의 대규모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을 짓누른 핵심 변수는 미국 뉴욕증시 약세였다. 앞서 뉴욕시장에서는 알리바바가 중국 정부의 국산화 요구에 따라 자체 인공지능(AI) 칩 개발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엔비디아가 3.3% 급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3% 넘게 빠졌다. 중국발 AI칩 이슈가 글로벌 반도체·기술주 전반에 매도세를 촉진시킨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3.90% 하락하며 26만 원선이 무너졌고, 삼성전자는 2.44% 내렸다. NAVER(-1.52%), 삼성바이오로직스(-0.20%), HD현대중공업(-0.96%) 등 시총 상위주도 줄줄이 약세였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3.85%), 한화오션(1.61%) 등 일부 업종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 음식료(1.10%), 전기가스(0.79%) 등 내수 방어 업종도 상승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시장도 외국인 순매도(301억 원)가 이어졌다. 개인(225억 원)과 기관(88억 원)의 매수에도 불구하고, 펩트론, 파마리서치 등 바이오주와 리노공업 등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알테오젠(4.90%) 등 일부 종목은 오름세를 기록했다. 엔터주에서 에스엠(1.22%), 와이지엔터테인먼트(1.08%)는 강세였다.
투자심리 위축의 또다른 배경은 미국 정부가 국내 반도체 기업의 중국 내 생산시설 장비 공급에 대한 포괄허가 폐지를 검토 중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수출주가 추가 영향권에 들어섰다.
환율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1원 내린 1,390.0원에 출발했다. 그러나 글로벌 불확실성과 대외 변수, 중국발 이슈가 자산시장 전반의 경계요인으로 남아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알리바바발 AI칩 이슈 등으로 주요 반도체주와 기술주에 매도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알리바바 자체 AI칩 출시 소식이 미국 기술기업의 입지에 위협이 될 가능성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향후 중국발 불확실성, 반도체 규제, 환율 등 복합 변수에 주목하며 투자자들의 방어적 포트폴리오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금리 결정, 글로벌 반도체 산업 규제 이슈 등 추가 변수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