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장 유서의 절규”…그것이 알고 싶다, 김은진 사망 사건→진실을 향한 어둠의 질문

한낮 도심 아파트의 평온을 가르던 찰나, 김은진의 이름이 비극적인 소용돌이 속에 새겨졌다. 평범했던 일상은 그녀가 남긴 긴박한 비명과 복면을 쓴 채 케이블 타이로 결박당한 현장으로 일그러졌다. 32세 김은진의 마지막 흔적 위로 삶과 죽음이 엇갈렸고, 고요하던 입구엔 피 냄새와 절박한 숨결이 내려앉았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김은진 사망 사건의 이면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단지에서 잔혹하게 끝난 그날, 범인으로 지목된 전 남자친구 이 씨는 사건 직후 사라져 모두를 혼란에 빠뜨렸다. 이어 알려진 사실은 이 씨 역시 같은 아파트 내 과거 동거하던 곳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점이다. 파국의 끝에서 남겨진 12장의 자필 유서는 오랜 시간 봉인된 내밀한 갈등을 세상 밖으로 끌어냈다.  

유서엔 이 씨가 ‘김은진이 불법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반복적으로 기록돼 있었다. 그러나 해당 의혹을 직접적으로 지목당한 남성은 SBS 제작진 앞에서 자신의 결백을 강하게 주장했다. 사건을 둘러싼 퍼즐은 23시간 분량의 음성 파일에서 더욱 구체적인 그림자를 드리운다. 김은진이 생전 공포 속에 기록해 온 긴 대화는, 오해와 진실, 그리고 드러난 폭력의 증거로 남아 있다.  

진실을 좇는 여정은 유가족과 관계자, 그리고 남겨진 목소리의 진정어린 증언으로 연결된다. 삶의 마지막 장면을 기록한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진실을 향한 목소리를 내지만, 참혹한 결말에선 누구도 쉽게 답을 내리지 못한다. 거듭된 증언과 대화 속에서 12장 유서의 안타까움과 한계, 그리고 진실을 둘러싼 의문은 더욱 짙은 안개로 번져간다.  

얼룩진 계단, 결박의 흔적, 남겨진 목소리. 그 모든 조각은 한 사람의 인생이 왜 이런 결말에 닿게 되었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사건의 어둠을 넘어, 12장 유서 너머 남겨진 진짜 진실은 무엇인지 다시 질문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 1445회’는 5월 31일 토요일 밤 11시 10분, 김은진 사망 사건을 통해 참혹함을 넘어선 인간의 진실과 기록 너머의 삶을 조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