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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옵티머스 총괄 밀란 코바치 퇴장”…기술주 흔들, 머스크 비전 향방은→R&D 동력 약화 우려
국제

“테슬라 옵티머스 총괄 밀란 코바치 퇴장”…기술주 흔들, 머스크 비전 향방은→R&D 동력 약화 우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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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전, 미국 서부의 테슬라 본사. 전기의 파장이 이른 아침 공기를 가른 이날, 밀란 코바치는 사내를 천천히 걸었다. 그가 회사 홈페이지 속 반짝이는 미래 대신, 소셜미디어 ‘엑스’에 담아 전한 것은 한 시대의 마지막 인사였다. “10년 넘게 내게 기회를 주고 이끌어준 일론 머스크에게 깊이 감사한다.”가는 문턱, 그는 세상과 작별을 고하듯 머물렀다. 그의 손길을 거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이름처럼 미래로 달려가던 꿈은 이별을 맞았다.

 

코바치는 2016년 테슬라에 합류하며 로보틱스 부사장으로 옵티머스 개발을 이끌었다. 무수한 밤을 설계와 인간-기계의 경계에서 헤맨 그는 “오랜 해외 생활로 집을 비웠다”며, 이제 가족 곁으로 돌아가려 결심했다고 담담히 밝혔다. 퇴장은 순수한 사적 이유임을 강조했으나, 일론 머스크조차 “코바치의 성취와 헌신에 감사한다”는 말로 보내야 했다. ARK 인베스트먼트의 브레트 윈튼 수석 미래전략가는 “머스크는 혹독한 리더이기에, 이탈이 자주 따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테슬라’ 로봇 책임자 사임에 기술주 하락세…옵티머스 개발 영향 주목
‘테슬라’ 로봇 책임자 사임에 기술주 하락세…옵티머스 개발 영향 주목

밀란 코바치 부사장의 사임 소식은 곧바로 기술주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세계 금융시장에서 테슬라는 로봇·인공지능 부문의 선두주자로 간주돼왔다. 하지만 책임자가 물러나면서, ‘옵티머스 프로젝트’의 동력과 일정에 변동 요인으로 작용할지 모른다는 불안은 곧 관련 주가 하락이라는 파도로 돌아왔다.

 

불과 며칠 전, 일론 머스크는 옵티머스가 쓰레기통 뚜껑을 여는 영상을 공개하며 “곧 가정과 산업 현장에서 본격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전했다. 머스크는 “옵티머스가 테슬라 전체에서 가장 큰 상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로봇 한 대의 예상가는 2만~3만 달러로 제시됐다. 조금씩 다가오던 미래가, 돌연 급류에 휩쓸린 듯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국제사회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요 기술기업들은 인공지능·로봇 분야 인재 유출에 늘 민감하지만, 테슬라의 위상과 머스크의 장기 비전이 흔들릴지 여부에 촉각을 세웠다. 또, 후임 책임자가 누구로 낙점될지, 옵티머스 개발의 연속성과 혁신성이 이어질 수 있을지 투자자들은 질문을 던졌다.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밸류체인 역시 테슬라 로봇 생태계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우는 지금, 테슬라와 머스크, 그리고 떠나는 밀란 코바치의 이별은 기술과 인간의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는 시대적 전환점처럼, 조용한 여운을 남긴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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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밀란코바치#일론머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