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인 눈빛에 청춘이 울었다”…24시 헬스클럽 종착점→남겨진 용기의 파문
불 꺼진 호텔 복도를 천천히 걸어 나오는 인물들의 실루엣이 긴 여운을 남겼다. 강솔을 연기한 박해인의 목소리는 진심을 억누르려는 듯 담담했고, 문틈 사이로 장면을 지켜보던 미란의 시선을 통해 감정의 파고가 천천히 번지는 듯했다. 첫 만남부터 마지막 이별까지, 박해인은 무심한 어투 속 미묘하게 일렁이는 상실감, 그리고 짙은 동정과 애틋함으로 캐릭터 안에 살아 있는 시간을 빚어냈다. 어둠에 잠긴 공간마저 환하게 물들이는 박해인의 내면 연기가 보는 이들의 가슴속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바디프로필 촬영을 앞두고, 강솔은 현중에게 조용히 자신의 아픔을 고백했다. “나 오빠랑 진짜 운동하러 온 거야. 나 좀 아프거든”이라는 사실 앞에서 그녀의 미소는 한층 투명해졌고, 이어 남들이 뭐라 해도 자신에게는 새드엔딩이 아니었음을 단호히 말했다. 영상에서는 언제나 밝고 명랑해 보였던 강솔의 뒤편에 숨겨진 쓸쓸함과 내면의 고투가 단번에 드러났고, 시청자들은 그 곁을 천천히 따라가며 인물의 여정을 헤아리게 됐다.

바닷가 캠핑의 밤, 헬스장 동료들과의 짧은 재회에서도 박해인은 여운 짙은 말투로 진짜 마음을 드러냈다. “오빠에게 다시 온 건 마음이 남아서가 아니에요”라는 담백한 고백, 그리고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얼마나 애썼는지, 정작 사람들은 관심도 없더라”는 울림 있는 한 마디는 모두에게 닿았다. 멀리 있던 친구에게 영상을 건네던 용기, 지나간 감정을 웃어넘기려는 태도에서도 강솔의 겹겹이 쌓인 사연들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감정을 과하게 쏟아내지 않았지만, 직접 꺼낸 진솔한 고백은 오히려 더 큰 파동을 만들어냈다. 바디프로필 촬영장에서 “일부러 오빠 망치려고 그런 거야. 나도 그렇게 좋은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아”라는 자기반성과, “오빠한테 운동보다 더 소중한 게 생긴 것 같아”라는 격려는 현중과 미란의 서사가 새롭게 이어지게 했다. 강솔이 떠난 자리엔 새로운 희망이 피어났고, 박해인은 따스한 시선으로 오작교 역할을 완수했다.
짧은 등장임에도 박해인은 강솔의 내면에 진심을 불어넣었고, 인물들의 관계와 극 전반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박해인은 촬영이 끝난 뒤 “솔이를 보내줄 시간이 왔다. 관객분들 덕분에 행복했다. 앞으로도 후회 없는 배우 박해인이 되겠다”라는 소감을 전하며 감사를 표했다. 강솔이 받은 사랑에 대한 언급 역시 담담했다. “솔이는 24시 헬스클럽 사람들에게 받은 사랑 덕분에 해피엔딩을 맞았을 것”이라고 자신의 바람을 더했다.
뜨거운 청춘의 한순간이 지나고, 박해인의 눈동자에 남은 용기와 다정함은 시청자들의 일상 위에도 오래도록 파문처럼 남았다. 마지막까지 솔직하게 자신을 마주했던 박해인의 연기는 고독과 온기가 교차하는 극의 완결을 완성했다. 삶의 희로애락과 서로를 향한 다정함이 어떻게 한 캐릭터의 흔적으로 남는지, ‘24시 헬스클럽’ 8화는 매주 수, 목요일 밤 9시 50분 방송을 통해 그 여운을 계속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