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탐사대, 새벽 침입 흔적”…빌라 주민들, 골목 불안→삶의 균열에 사로잡히다
불면의 새벽, 차분하게 잠들었던 빌라 골목이 실화탐사대의 카메라에 잠시 스쳐간 낯선 그림자로 물들었다. 새벽 2시 22분, 이창수 씨의 블랙박스와 CCTV에는 차량 지붕 위로 까치발을 딛고 창문을 넘보는 한 남성이 선명히 새겨졌고, 머릿속에 깊이 잠든 두려움이 순식간에 깨어났다. 마치 오랜 세월 골목 안을 스며들던 침묵이 단숨에 무너져 내리듯, 빌라 주민들은 내일을 향해 떨리는 마음으로 다시 창밖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 창수 씨는 이번 사건이 결코 낯설지 않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2년 전, 그리고 이번에 또다시 포착된 익명의 남성. 어둠 속 그 그림자는 마치 시간 너머에 남겨졌던 물음표처럼 골목 끝에 스며들었다. 이번 실화탐사대 제작진은 블랙박스, CCTV, 현장 자료를 잇따라 추적했고, 잠복과 기록 검증을 통해 반복됐던 불안의 진상을 파고들었다. 방심의 틈에 고여 있던 불신은 끊임없이 거리 위에 덧발라졌고, 주민들은 또 한 번 자기 자신을 지키는 방어의 경계를 높여야 했다.

골목의 어둠은 또 다른 한쪽, 한강변 빌라까지 슬픔의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곳에서 삼십 년간 쌓아온 정이 이제는 벽처럼 느껴진다”는 김명선 씨의 고백대로, 빌라는 새로운 펜스와 철제 문, 차단기 너머로 점점 좁혀진 일상만을 남겼다. 빌라 마당은 유료주차장으로 바뀌고, 이웃의 온기는 낯선 경계 너머로 흘러가 버렸다. 답답하고 버거운 하루의 반복 속에서, 주민들은 더이상 집을 집이라 부르지 못했다.
여기에 김명선 씨는 또 하나의 시련을 마주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오랜 가족의 집이 팔려버렸다는 소식이 찾아왔다. 남동생의 손을 거쳐 낯선 이의 품으로 조용히 스며든 집. 제주에서 남동생을 찾는 명선 씨의 여정과, 실화탐사대 제작진의 집요한 추적이 맞물리며 의문의 실체가 서서히 살아났다. 새로운 집주인, 그리고 무너진 관계는 평화로운 일상을 영영 뒤흔들었다.
침묵 끝에 골목에 남은 것은 흔들리는 삶의 단단한 진동뿐이었다. 빌라 앞에 깃든 미지의 공포와 무너진 울타리, 흔적처럼 남겨진 주민들의 불안이 오늘(4일) 밤 9시, MBC '실화탐사대'를 통해 다시 한 번 시청자 곁에 조용한 파문처럼 번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