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멕시코 생산시설 美로 이전”…GE어플라이언스, 대규모 투자에 글로벌 제조업 재편 신호
현지시각 13일, GE어플라이언스(GE Appliances)가 중국과 멕시코의 가전 생산기지를 5년간 순차적으로 미국 내로 이전하겠다는 초대형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30억 달러(약 4조1천억 원) 투입과 함께 켄터키, 조지아, 앨라배마, 테네시,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5개 주 공장에 냉장고, 가스레인지, 온수기 생산시설을 확충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응해 국내 제조 인프라를 강화하면서 최대 1천 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케 한다.
GE어플라이언스는 최근 노후 공장 현대화와 함께, 미국 정부의 관세 부담을 완화하려는 의도가 크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6월에도 중국 세탁기 생산시설 일부를 미 켄터키주로 이전한다며 4억9천만 달러 투자에 착수했고, 이 역시 이번 장기 투자에 포함됐다. 회사의 최고경영자 케빈 놀런은 “관세로 인해 미국 내 제조가 경제적 우위에 놓이게 됐다”며, “지난 10년간 우리보다 미국 제조업에 더 많이 투자한 가전업체는 없다”고 강조했다.

GE어플라이언스는 2016년 중국 하이얼(Haier)이 미국 GE의 가전 부문을 인수하며 새롭게 출범한 기업이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행정부의 보호무역 강화, 중국·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등의 정책 기조는 최근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생산기지의 미국 이전을 서두르게 하는 요인이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만 TSMC가 미국 내 반도체 공장 확장에 집중하며 일본 내 신규 공장 건설 시기를 미루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로슈, 노바티스 등도 미국 현지 생산 확대에 나선 상황이다.
이 같은 투자와 생산기지 이전 움직임은 미국의 공급망 재편, 국내 일자리 창출, 글로벌 산업 지도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글로벌 제조업 재편의 변곡점”이라며, 보호무역의 본격화가 미치는 파장을 분석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미국 정부의 향후 관세·산업정책 변화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 확대가 추가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이번 GE어플라이언스의 대규모 리쇼어링(reshoring)을 계기로, 글로벌 공급망의 미국 회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산기지 이전이 국제 무역 질서의 구조적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국제사회는 장기적으로 이러한 정책이 경쟁국과 산업계에 미칠 영향과 미국 내 실질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