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전환에 4조4600억”…과기정통부, 역대 최대 예산안 확정
국가 전략기술 중심의 투자 확대 기조가 내년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예산 편성에 반영됐다. 과기정통부는 2026년도 예산안을 역대 최대 규모인 23조7000억원으로 확정해 국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올해 추경예산 21조원 대비 12.9% 늘었으며, 연구개발(R&D) 예산은 21.6% 증액한 11조8000억원이 책정됐다. 인공지능(AI) 분야에는 전체 정부 예산의 절반에 가까운 5조1000억원이 배정돼, 기술 패권 확보 의지가 강조됐다.
특히 4대 핵심 투자 분야로 △AI 대전환 △차세대 전략기술 육성 △튼튼한 R&D 생태계 △과학기술·디지털 균형성장이 선정됐다. AI 분야 예산은 전년비 29.7% 늘어난 4조4600억원에 이른다. 정부는 GPU(그래픽처리장치) 인프라를 1만5000장 추가해 누적 3만7000장으로 늘리고, 국가 AI컴퓨팅센터와 데이터 스페이스 구축 등 인프라 확충을 가속화한다. 이번 예산에는 AI반도체, 국산 NPU(신경망처리장치), 피지컬 AI와 글로벌 인재 양성 등 첨단 사업도 포함된다. 광주, 대구, 전북, 경남 등에는 지역 특화 AI거점이 들어선다.

차세대 전략기술 육성을 위해서는 5조9300억원으로 늘렸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같은 초격차 기술 개발과 첨단 바이오·양자·미래에너지 분야 투자가 확대된다. 양자컴퓨팅 투자도 올해보다 5배 증가해 첨단경쟁력을 노린다. AI바이오 혁신거점과 AI+과학기술 혁신기술 개발 등 신규 프로젝트 예산이 새로 반영됐다. 출연 연구기관 임무중심형 전환, 글로벌 전략연구단 운영 역시 강화된다.
기초연구와 인재 양성·유치 정책도 대폭 확장됐다. 내년 기초연구 예산은 4조5100억원에 달하며, 개인 기초과제 수를 1만5000개 이상으로 복원한다. 이공계 청년 지원과 해외우수 과학자 유치,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투자로 미래 과학인재 기반도 공고히 한다.
균형성장 및 사회문제해결 R&D에는 7400억원이 배정됐다. 지역 자율 R&D, 연구개발특구 육성과 함께 마약·재난 대응 등 사회문제 현장기술, 첨단기술 실증확산 지원 사업도 신규로 추진된다.
반면 정보통신진흥기금 등 일부 기금은 감축됐으나 기후대응, 원자력연구 등 미래대응 분야 예산은 대폭 늘었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AI와 과학기술이 혁신성장의 양대 축"이라며 "역대 최대 예산에 걸맞은 구체적인 성과를 조속히 창출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예산이 AI·바이오·차세대 기술 분야의 산업 역량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의 시험대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 및 산업 선도국과의 경쟁 구도, 효율적 예산 집행, 정책적 연계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