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 침묵 뒤 폭발한 단 하나의 프레임”…우리영화 복귀의 서사→숨멎 진심 교차
환한 조명 아래 다시 서는 남궁민의 얼굴에는 지난 5년의 침묵이 고요하게 스며 있었다. SBS 새 금토드라마 ‘우리영화’는 예술과 현실, 꿈과 가족의 경계에서 흔들렸던 영화감독 이제하의 복귀를 중심으로, 시간이 멈췄던 인물이 다시 흘러가는 삶을 맞이하는 순간을 예민하게 포착한다. 남궁민은 첫 등장부터 절제된 눈빛과 흔들림 가득한 손짓 하나로, 예술을 향한 갈망과 내면에 쌓인 상처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극을 이끈다.
작품에서 이제하는 영화계 역사상 거장의 아들이자 데뷔 때부터 각광을 받았지만, 자신의 예술관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오랫동안 세상과 거리를 둬야만 했다. 그러던 그가 아버지의 대표작 ‘하얀사랑’의 리메이크 감독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은, 영화계는 물론 가족과 주변인들의 기대와 긴장, 궁금증을 극대화한다. 남궁민은 카메라를 응시하는 단 한 컷에도 감정의 선율을 실어, 복귀의 무게와 불안, 그리고 잊히지 않은 열정을 담아냈다.

‘우리영화’의 특별함은 단순히 한 인물의 내면에 머물지 않고, 이야기 속에서 실제로 또 다른 영화를 만든다는 메타적 구조에 있다. 이야기 속 영화 제작 현장은 이제하가 감당해야 할 가족과의 상처, 옛날의 꿈과 현재의 고민이 교차하는 곳이다. 남궁민은 이중의 내러티브 속에서 삶이 예술로, 예술이 다시 삶으로 번지는 복잡한 감정을 치밀하고 섬세하게 구축했다. 그는 대본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이중 구조와 인물이 지닌 깨달음의 여운에 깊이 매료됐다고 전하며, 시청자 역시 영화라는 장르의 위로와 치유에 다가서길 소망했다.
이번 드라마는 각자의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배우 이다음 역의 전여빈과 영화감독 이제하의 시선이 교차하는 장면들을 통해,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순간에도 품을 수 있는 설렘과 희망을 보여준다. 제작진 역시 남궁민 특유의 감정선, 그리고 진짜 현장을 옮겨놓은 듯한 디테일한 연출로 극 전반에 생생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특히 작품 속에서 다시 제작되는 또 한 편의 영화는, 극에 신선하고 새로운 숨결을 더하며 단순한 과거 회상의 서사를 뛰어넘었다.
시간이 멈췄던 자리에 용기를 내어 첫 발을 내딛는 남자, 그리고 그를 둘러싼 관계가 변화하는 과정은 시청자에게 잔잔한 공감과 긴 여운을 남긴다. 진심을 감춘 채 살아온 감독의 선택과, 예술을 향한 집요한 열정은 결국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침묵의 끝자락에서 가장 빛나는 장면을 완성했다.
SBS 새 금토드라마 ‘우리영화’는 오는 6월 13일 금요일 밤 9시 50분 첫 방송을 통해, 남궁민의 깊은 진심과 삶과 예술의 아름다운 교차점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