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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5% 관세 충격에 대응”…말레이시아, 기준금리 2.75%로 전격 인하
국제

“미국 25% 관세 충격에 대응”…말레이시아, 기준금리 2.75%로 전격 인하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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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2.75%로 결정했다. 이는 미국(USA)이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14개국에 최대 40%의 상호관세를 공식 통보한 데 따른 대응으로, 기준금리 인하는 2020년 7월 이후 약 5년 만에 이뤄졌다. 이번 조치는 미중 무역갈등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국내 경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평가된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관세 등 거시적 불확실성이 성장 전망을 압박하는 가운데, 완만한 인플레이션 전망에 따라 선제적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세 유지를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하 조치로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5월 이후 2년간 유지해온 기준금리 3.00% 체제를 종료하게 됐다.

말레이시아, 美 25% 관세 충격에 기준금리 2.75%로 인하
말레이시아, 美 25% 관세 충격에 기준금리 2.75%로 인하

관세 조치를 통보한 미국에서는 7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4개국에 25~40%의 국가별 상호관세 도입을 발표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당초 예고치보다 1%포인트 오른 25% 관세가 즉각 적용된다. 이에 대해 틍쿠 자프룰 아지즈 말레이시아 투자통상산업부 장관은 “미국이 디지털세, 전자상거래, 의료 기준 등 다양한 정책 분야에서 자국 요구를 내세우는 것은 주권과 국익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며 신중한 협상 입장을 밝혔다. 이어 “말레이시아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면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말레이시아 협상단은 미국 측과 최소 25차례 개별회담을 진행했으며, 보잉 항공기 도입과 환경·노동기준 강화 등 타협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지즈 장관은 협상 타결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전망하면서도, “보복 관세 등 맞대응 조치는 준비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금리 인하 소식 이후 말레이시아 금융시장은 미국의 관세 충격과 향후 성장 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중앙은행은 필요할 경우 추가 정책수단 투입도 가능하다고 시사했다. 주요 외신과 시장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가 미중 무역갈등 심화 및 구조적 지정학 리스크를 주시하며 통화·재정정책의 선제적 운용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말레이시아 정부와 금융당국은 향후 미국과의 협상, 관세 발효 시점, 대외 불확실성 등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추가 정책 변동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들에게 확대되는 글로벌 리스크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번 조치가 향후 동남아 경제뿐 아니라 글로벌 통상질서에도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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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미국#관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