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 기반 재사용 발사체로 전환”…우주항공청, 차세대 경쟁력 확보 본격화
메탄 기반 재사용 발사체 기술이 국내 우주개발 정책의 기반을 바꾸고 있다. 우주항공청이 기존의 ‘제4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을 대폭 수정, 국가 주력 발사체를 소모성에서 메탄 연료 기반 재사용 발사체로 전환하겠다고 공식화했다. 글로벌 우주 수송 시장의 핵심 경쟁력이 재사용 발사체로 급속히 이동하면서, 산업 내 기술 및 경제적 파급력이 주목된다. 우주청은 이번 정책을 ‘한국형 재사용발사체 경쟁’의 전환점으로 규정했다.
우주항공청은 대전 IBS 과학문화센터에서 열린 기본계획 수정 공청회를 통해, 재사용 발사체를 차세대 임무의 중심 축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연간 100회에 달하는 대규모 위성 수송 수요(공공부문 기준)가 2030년대 중후반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존의 소모성 ‘누리호’ 방식으론 한계가 뚜렷하다는 진단이다. 실제 소모성 로켓은 연 10회 수준의 공급에 머물지만, 스페이스X의 ‘팰컨9’은 지난해 130회 이상 발사됐다. 재사용 발사체가 실질적인 우주 수송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한 사례다.

이번 계획의 변화 중 핵심은 연료와 개발 방식의 혁신이다. 우주청은 차세대 발사체를 곧장 메탄 엔진을 탑재한 재사용 발사체로 개발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케로신(등유) 엔진 기반 발사체와 재사용 발사체를 분리해 추진했으나, 기술 환경이 급변하면서 7톤급 저궤도 위성 및 1.8톤급 심우주탐사용 재사용 발사체를 메탄 엔진으로 구현한다는 전략이다. 메탄 엔진은 케로신 대비 연소 부산물이 적고(청정 연소), 반복 재사용에 유리하며, 추진 효율(ISP)도 세계 수준에 근접해 각국 차세대 발사체의 표준 연료로 자리잡고 있다.
이 같은 방향 전환은 미국 스페이스X ‘스타십’, 러시아 ‘아무르’, 인도 ‘NGLV’, 유럽 ‘아리안넥스트’ 등 주요국들이 앞다퉈 메탄 기반 재사용 발사체를 준비하는 글로벌 경쟁 흐름을 반영한 결과다. 우주 선진국 기업들은 이미 재사용 기술 내재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중국 역시 10여 개 스타트업이 이 시장에 가세하면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향후 메탄 엔진을 적용한 재사용 발사체 기술로 팰컨9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본격적인 민간 발사장 및 제2우주센터 구축, 우주항공 특화 인재와 AI 융합 전문인력 양성, 해외 과학자 유치 등 민간주도 생태계 확장에도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누리호는 2027년까지 총 6회 반복발사로 신뢰성을 확보한 뒤, 그 이후에도 공공 수요 중심으로 연 1회 발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재사용·메탄 엔진 전환이 글로벌 시장에의 접근성을 높이면서, 향후 우주경제 시대의 경쟁 패러다임을 재편할 수단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전략 변화가 실제 시장 안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